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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광고 Top 3
무미건조한 표정의 남성이 에어팟을 착용하고 집 밖으로 나서자 길거리는 순식간에 그를 위한 무대로 변화한다. 그는 행복한 몸짓으로 자유롭게 걷고, 뛰고, 춤추는 것을 넘어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세상에 있는 것처럼 땅속으로 꺼졌다가 자동차 위를 타넘거나 허공을 향해 날아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스턴트 아티스트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이 광고는 이렇듯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배경으로 '에어팟을 착용하는 행위'가 곧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환상적 자유로움'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되어 곧바로 에어팟이라는 상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이어지게끔 만든다. 광고를 촬영할 때 CG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무대 설치에 트램펄린과 다양한 장치들만을 활용해 이렇듯 비현실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알고 나면 하나의 와우포인트로써 긍정적 이미지를 더하는 데 한 몫 한다.
동시에 별도의 긴 대사나 나레이션 없이 애플 광고 특유의 간결한 타이포그래피만을 이용해 영상의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집중도를 높인다. 흑백으로만 이루어졌으나 밋밋하다는 감상보다는 한 편의 고전영화를 관람한 듯했다. 지속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백그라운드 뮤직 선택 또한 탁월했으며 이번 광고에서도 영상과 잘 어우러졌다. 사운드, 색감, 배우의 연기, 연출, 편집, 모든 영상의 구성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에어팟을 착용하고 에어팟을 통해 소리를 들으면 <나도 저렇게 자유롭고 환상적인 세상을 만나고, 저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간결하고도 임팩트 있는 광고였기에 매력적인 광고로 다가왔다.
이 광고를 통해 코카콜라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이자, 동시에 캐치프레이즈로도 활용한 주제는 <함께라는 마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공동체, '우리'에 대한 배려와 연대가 필요한 동시에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잘 만든다면 일종의 심금을 울리는, 시대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웰메이드 광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면에서 코카콜라가 분명히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한밤중 한 소년이 코카콜라를 마시러 온 유령과 마주친다. 인간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콜라병이 유령에게는 잡히지 않는 허상과도 같다. 이때 소년은 과감하게 콜라병을 바닥에 떨어트려 깨뜨린다. 콜라가 '죽은' 것이다. 마치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유령처럼. 깨진 콜라병으로부터 콜라의 영혼이 떠오르고, 이는 유령에게는 딱 맞는 '유령용 콜라'가 된다. 너무나도 다른 존재인 사람과 유령. 코카콜라는 이러한 두 존재가 함께 공통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마법같은 순간을 제공한다.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 짧은 스토리텔링으로 코카콜라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라는 브랜드 상품이 그 따뜻함을 자아내는 메인 소재라는 데서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두 배의 만족감을 제공한 것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광고를 시청하는 30초를 지루함 없이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고, 코카콜라는 '따뜻한 감동을 주는 브랜드'로써의 이미지까지 확실히 각인시켰으니 이보다 매력적인 광고는 없을 것이다.
이전부터 시몬스 브랜드 광고 특유의 빈티지, 레트로풍의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그러한 분위기를 아주 살짝 비틀어 제작한 이번 광고 캠페인 역시 긍정적 의미로 새롭다.
대사도, 나레이션도 없다. 그저 2분이라는 꽤나 긴 시간동안 대략 5-6개의 서로 다른 영상-그러나 녹색과 황색 계열의 일관된 색감을 이용한-속에서 펌프에 공기를 넣는 모습, 공이 굴러가는 모습, 오렌지가 일정한 속도와 순서로 떨어지는 모습 등을 반복해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역시나 이 광고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관행처럼 여겨지는, 광고 대상을 부각하고 상품을 홍보해 각인시키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도 한 몫 했지만, 이는 이미 우리가 시몬스라는 브랜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이것이 무리하거나 지나친 시도라고 여겨지지 않았다는 것이 바탕이 되어 할 수 있었던 선택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시몬스의 예전 광고들로부터 찾을 수 있다. '시몬스의 침대는 편안하다.', '시몬스 침대에 누우니 피로가 풀린다.' 등의 직설적인 메시지를 계속해서 주입하는 것보다 한 단계 나아간 홍보 방식은 무엇일까? 직접 누워보지 않는 이상 사실상 공감도 잘 안 되는, 영상 내내 침대에 누워 편안해하는 사람을 보여주는 것보다 '시몬스=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간단하고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끊임없이 상품만을 보여주는 것보다 확실하고 거부감이 덜한 방식일 것이다.
일례를 들어, 직전의 광고들에서도 시몬스는 manner나 comfort 같은 키워드를 활용해 일상생활 속 공감할 만한 불쾌한 상황 속에서 모두가 한 번쯤 상상해봤을, 공감할 만한 '통쾌한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통해 그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오려고 노력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광고를 통해 그 정점을 찍은 셈인데, '불멍'이나 '물멍'과 유사한 개념으로 광고 영상을 활용해 보고만 있어도 우리에게 편안함과 힐링을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시몬스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고, 이는 곧 시몬스의 상품을 보고 접할 때도 연상되는 메인 이미지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멘탈 헬스 컨셉의 디지털 아트를 선보이는 근거 역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는 데 있다니, 이보다 격조 높은 방식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방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