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작고 연약한 분홍빛을 뚫고
부서지는 햇살 속 단단한 나뭇가지 끝에서
'팡'
하고 터지는 꽃망울들.
고작 단 며칠간 흐드러진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봄이 찾아왔음을 모두에게 알리고는
이내 바람결에 흩날려 사라져 버린다.
이윽고 찾아도는 여린 초록 짙은 초록이
나이가 먹을수록 조금 더 단단해지는
사람과 같다.
수 백 년의 나이가 든 꽃나무에게서 늘 봄이 찾아오듯
나이를 먹는 것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봄은 찾아오고
세월과는 상관없이 그 빛은 공평하게
여린 분홍이다.
한치의 부끄러울 것도 없이 공평한 마음.
이 봄이 지나 설렘이 바람결에 흩날려지면
내 마음도 여린 초록 짙은 초록으로
단단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