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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Jan 30. 2024

글쓰기 연습.

응원이 인간성이 되나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다. 글쓰기를 해오면서 느낀 점을 스스로 적어보고, 본격적으로 오늘의 글을 써볼까 해. 첫 번째는 내가 여태까지 써왔던 글이 얼마나 힘이 들어가 있었는지를 알게 된 거야. 헬스장에 갔는데 거울 앞에서 근육이 별로 없는 남자가 보디빌딩 포즈만 힘을 겁나 주면서 힘들게 하는 거지. 그런다고 근육이 생기나. 운동을 해야지 근육이 생기는데. 글은 쓰지 않으면서 잘 써보려고 하다 보니까 잘못된 길을 가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글을 쓰다가 홀린 듯이 쓰지 않아도 되는 미사여구, 명언, 예시들을 남발해서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트리고 있구나를 느꼈어. 정말 놀랍게도 내가 학원에서 받은 자소서 피드백과 흡사하더라. 그 당시엔 나름 큰 충격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있지... 싶으면서 더 잘 쓰고 싶은 욕구가 생겼어.

두 번째는 사고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쓰고 싶은 주제가 많아졌어. 오늘은 무슨 글을 쓰지? 생각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노래를 듣는 시간이 줄었어. 노래를 안 들으니까 걷는 시간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고, 평소보다 더 많이 생각하니 뇌가 깨어나는 기분을 느꼈어. 좋더라. 쓰고 싶은 주제가 많아지는 건 앞으로의 방향성과도 연결이 되는데, pd님이 '나라는 항성에 행성들을 하나씩 띄우는 것'을 추구하라 하셨는데, 너무 여러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중구난방이 되어 어느 것도 완성하지 못할 것 같은 거지. 그래서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입니다. 그리고 글 쓰는 게 재밌다!!!!


자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해볼까. 오늘 새 수업 OT를 듣는데, 선생님께서 인간성을 말씀하셨어 "코로나 시대 이후에 학생들이 뭐랄까, 예전 같지 않습니다. 전에는 막 친해지고 으쌰 으쌰가 있었는데...... 그래서 인간성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서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미리 준비해 오신 멘트가 아니셔서 단어가 좀 어색한 거겠지만, '저게 인간성에 포함되는 범주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찾아보니 사전에 나와 있는 인간성은 '인간다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질을 뜻한다'로 정의되어 있더라. 그리고 그다음에 '인간성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는 때와 곳에 따라 다르다'라고 해. 당연한... 말이지? 조선시대엔 유교를 지키는 게 인간다움이었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인간이라면 그리스어는 알아야지!'라고 했으니 그리스어를 아는 게 인간다운 거였겠지. 둘 다 현대 사회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인간다움이니까. 이 외에 수많은 학문들이 각자 인간성이라는 자식 한 명쯤은 키우고 있는 거 같아.


선생님이 말씀하신 인간성이란 '사람들끼리 데면데면하지 않고 활발히 교류하며 사는 것'이었을까...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업을 통해 개인주의 사상이 자리 잡았다는 것의 의미하셨던 걸까. 선생님의 젊은 시절(59년생 이 시더라)에는 지금 보단 유대 관계가 깊은 사회였으니까. 나도 사람들과 교류하는 걸 좋아하고 으쌰 으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더라고. 코로나 전 대학 다닐 때는 '낭만, 청춘, 패기'로 일컫어지는 행동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민폐, 경솔, 무책임'이라는 범주로 해석되는 경우를 직접 경험했었으니까. 실수를 용납 못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느낌이 조금은 숨이 막혀오고, 슬퍼지더라. 청춘들이 실패를 안 하면 누가 실패를 해야 할까.

그렇지만 요즘 사람들의 변한 모습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야. 나도 20,21년엔 '사람들이 이상해졌어, 전으로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게 시대의 흐름인가 보다...' 싶더라고. 그럼 요즘 세상에 인간다움은 뭘까. 그냥 개인주의로 정리를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거야. 아주 어려운 문제지. '24년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장 최신 트렌드의 인간성은 이것입니다!'는 건 답할 수 없지만, 미디어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난 예능 PD를 지망하지만 오늘 17:00까지 SBS자회사 드라마 프로덕션 채용이 있었어. 학원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자소서도 수정해 보고, 사용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지원을 했거든. 자소서의 문항을 적기 위해서 최근 2년간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를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거야. 예능 준비하니까 드라마를 다 챙겨보진 않잖아. 그리고 SBS 것만 보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난 나무위키를 들어가서 SBS역대 드라마 편성을 주욱 훑었어. 분석 결과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드라마의 소재야. '법정, 범죄, 스릴러' 소재의 비중이 50%를 넘기는 거 있지. 이것이 함의하는 바가 뭘까 궁금해졌어. 하지만 일단 자소서가 급하니까 이건 제쳐두고 자소서를 마무리했지. 그리고 이 호기심이 묻힐 때쯤 '인간성'이라는 단어가 저 호기심을 되살려줬어.

나는 SBS가 사람을 '과거보다 더 불안정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어. '나도 코로나에 걸릴까? 걸리면 어떡하지? 코로나로 인해 취업 시장은 어떻게 되는 거지? 답답한 마스크 언제 벗지?' 같은 스트레스부터 코로나 이후에 '삶이 예전과 달라졌는데, 사회가 더 각박해졌어. 사람들이 더 무서워졌고, 심한 사건들이 뉴스에 나와'이런 불안함을 가슴속에 지니며 사는 존재들이라 생각하는 거지. 드라마국은 그런 시청자들에게 누구나 당할 수 있을 법한 범죄를 보여줘 텐션을 만들며 동시에 시청자들을 상황에 공감하게 하고, 그 범죄를 해결하면서 텐션 해소와 안도감을 느끼게 해준거지.


'불안정한 존재들'이 살아가는 지금 필요한 인간성은 뭘까. 주변 사람들에게 '넌 괜찮아. 잘할 수 있어. 널 믿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마음가짐. 진심 어린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인간성이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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