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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Feb 16. 2024

찌질한 가부장제 가정, KFA

자식들은 죄가 없다.

난 가부장제를 좋아하지 않아. 정확히는 가부장제 속에 숨어 사는 '찌질한 가장'이 싫어.


일부 가부장적인 아빠들이 종종 '자식관리는  내 소관이 아니요~' 하니까 싫어.

'바깥일을 가장이, 집안일은 아내가'라는 것이 그들의 논리야. 집안일이라기 보단 사실상 바깥일 빼고 나머지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정도. 근데 또 가정에 중요한 일은 가장이 결정한대. 애들 키우면서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어. 성인이 되기 전에는 진로, 학업, 혹은 아이의 사건사고? 아이가 바르고 잘 큰다면 몰라, 나쁜 짓이라도 해봐.

그럼 바로 '집안 꼴 좀 봐라. 이게 뭐냐. 다 아내가 잘 못해서다.'라면서 자기 책임은 없다는 듯 이야기를 한다. 엄마는 애를 여러 번 키워본 것도 아닌데. 애가 공부를 못해? 엄마 탓. 애가 말썽을 피워? 엄마 탓. 가부장제에서의 아빠는 참 찌질하기 짝이 없다.

내 눈에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니까 떠맡겼는데, 자식이 자기 성에 안 차니 그게 화나가서 아내에게 푸는 능력 없는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거지.

자기 책임을 질 줄 모르는 사람은 최악이다 진짜.


그런 내가 요즘 꼴도 보기 싫은 가정이 하나 있는데,

바로 KFA. 정몽규라는 아빠가 클린스만이라는 엄마를 콕 집에 데려와 사는 집이야.

이 집 가장은 찌질한 게 아니라, 영악하기까지 해.

 

남자 축구대표팀은 선수와 감독의 부진으로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건 다들 알지. 대회 이후, 엄마인 감독은 전국민적인 지탄을 받으며 경질 위기의 상황이 펼쳐졌어. 그리고 여론은 가장인 정몽규에게도 향했지. 안 그래도 축구인들 사이에서 욕을 먹던 가장은 자신에게 화살이 향하는 게 싫었나 봐. 그래서 꾀를 내.

바로 장남 손흥민과 막내 이강인이 4강 경기 전에 싸웠다는 것을 전 세계에 퍼트린 거야. 그렇게 되면 선수 간 불화설이 돌고, 그 이슈가 커지면 그때 엄마인 클린스만을 경질한다. 그리고선 잘해보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상황을 넘어가려는 계획을 짠 것이지.

가장이란 사람이 엄마와 자식들을 감싸고, 돌보지는 못할 망정 '자식들이 별로야. 근데, 그거 관리는 엄마 탓이지. 내 탓은 아니야~'라며 꼬리 자르기를 시전 하는 셈이지. 망할 가부장제의 찌질한 아빠가 여기에도 있었네.


이게 가족이냐?

지금 여론은 선수들 간 불화설 이슈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어. 가장의 꾀에 다들 놀아나는 거야. 이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전술을 짜서 경기를 이기는 것도 못하고,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드는 능력도 부족한 감독을 비판하는 게 맞다. 그리고 정말 제일 중요한 것은 그런 감독을 단독으로 선임한 사람이 정몽규 협회장이라는 것. 가장의 잘못까지 여론이 미치지 못한다면, 이 찌질하고 영악한 가장은 결국 자기 탓은 없다고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자기가 해놓은 듯한 업적들만 생각하며 살겠지. 그 마인드가 진짜 치가 떨린다.


이 와중에 감독 클린스만은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엄마나 아빠나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야.


신혼여행이 아직이라면 머나먼 타국으로 보내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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