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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P Feb 21. 2024

첫사랑이 누구일까

마치 lovers노래 짱 좋음

첫사랑?


28살이 된 설날 저녁,  달동네  할머니집에서 달을 보며 일 년을 어떻게 보낼까를 고민하다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 인간관계가 전부다!!라고 생각하며 20대를 보냈는데, 그 끝에 서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남진 않은 느낌이랄까… 나 만큼 다른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않으니까 거기서 혼자 또 실망하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러고서 친구를 만나 맥주 한잔을 하는데, 첫사랑 얘기를 하더라고. 첫사랑은 왜 첫사랑이지? 두 번째 사랑도 있고 세 번째도 있는데 왜 첫사랑에 사람들이 집중하는 걸까. 나에게 있어 특별한 인간관계인가?? 싶더라고. 또 사람들이 생각하는 첫사랑도 조금씩은 다 달라. 그것도 신기하고.


내 경우엔 ‘처음 본 순간 후광이 비춘 사람’이 내 첫사랑이었어. 물론 그전에도 좋아했던 사람은 있지. 하지만 첫인상이 지금까지 기억나는 사람은 없어. 17살 때 만났던 저분을 빼고는. 17년을 살아오며 처음 본 사람의 첫인상이 뇌리에 강하게 박힐 경우가 얼마나 있었겠어. 지금까지도 저 사람을 합쳐도 2명..? 밖에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난 이것이 첫사랑이다!라고 생각했었지.

근데 최근 꽂힌 노래가 첫사랑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해 주었어.


그 노래는 마치(MRCH)의 lovers라는 노래야. 처음엔 후렴 멜로디가 좋아서 듣게 되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조금 아린 가사와 밝은 멜로디의 텐션 사이에서 생긴 틈을 주목하게 되는 노래랄까.

‘we uesd to be lovers’

첫 가사는 과거형으로 시작해. 과거형인 것부터가 해피엔딩은 아니겠다…싶어서 슬픈 느낌. 다음 가사는 ‘사랑을 건넸고, 세상을 받았지’라며 사랑하던 상대와 행복한 시절을 떠올려. 지난 사랑에 대해서 저렇게 예쁘게 생각할 수 있고, 그걸 표현한 가사 너무 낭만적이지 않니… 어쨌든!

1절, 2절이 지나면서는 사랑이 주는 아픔을 이야기하며 ‘그리워 사랑할 수 있던 그 우리가’, ‘그건 사실 우리의 한 여름이었어’라는 가사로 노래가 끝나. 가사만 보면 너무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슬픈 감정인데, 멜로디는 정 반대야.

기타 솔로로 시작해서 후렴에선 세련된 밴드 사운드로 흥을 끌어올려. 처음에 이 후렴 멜로디가 흥이 너무 나서 좋아했거든. 그땐 이렇게 슬픈 가산지 모르고 멜로디 죽이네! 하면서 들었었는데… 반성하게 되는 군.


매일 들으며 이 노래는 ’ 그때 사랑은 좋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그래도 난 그때가 아직도 좋고, 앞으로도 좋아할 거야.‘라고 느껴졌어. 그렇기에 가사에 비해 밝은 멜로디를 사용한 게 아닐까…! 소중한 감정을 노래로 담았다…! 생각이 들었어. 근데 어제 가수님이 유튜브에 ‘첫사랑을 떠올리며 이 노래를 들어주세요’하고 ‘lovers’ 노래 부른 걸 올리시더라. 그래서 가수님이 생각한 첫사랑은 이런 느낌이구나. 참으로 예쁜 첫사랑이군…! 후광이 비추는 사람보다 더 성숙한 첫사랑인 거 같아 조금 부럽기도 하고… 아니, 내 첫사랑도 멋짐!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다음에 사귄 친구가 지금은 헤어졌는데 사귈 때 좋았고 앞으로도 좋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사실 그분이 첫사랑입니다! 해야 하나…?

사람들이 첫사랑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는 건 ‘그들이 원하는 사랑의 기준’이 되는 걸 첫사랑이라 생각해서일까. 아니면 ‘처음 사랑이다를 느낀 사람’인가? 그래서 그 순간이 좋아서 기억하고 싶었나?? 어렵다 어려워.

확실한 건 엄청 좋아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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