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했어.
"언제부터야"
"뭐가"
"언제부터였냐고"
"그러니까 뭐가?"
"너가 나 좋아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냐고 묻잖아."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설명해 줘"
이게 무슨... 얘가 더위를 먹었나.
"이러려고 같이 운동하자고 한 거야?"
"아니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됐어. 우리 친구만 10년이야. 이러면 곤란해."
멀어지는 너.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잠깐 멈춰봐.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운동 알려주고, 프로틴도 주고 그런 게 싫은 거야?"
"아, 아니면 자세 알려주는 게 싫은 거야??"
"아니 그게 아니잖아!"
얼굴이 붉어진 너.
"그럼 뭔데! 말을 해. 말을"
"너 왜 자꾸 나한테 운동하는 내 모습 보고 반했다고 해? 그럴 때마다 좀... 이상하다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얜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설마.
"하. 은비야. 들어봐. 그건 오해야. 너한테 반한게 아니라고."
"그럼 뭔데."
"너 운동할 때 개수 카운팅 해주는 거야."
"어...?"
"너 스쿼트 할 때, 힙 어브덕션 할 때, 레그프레스 할 때. 개수 '반' 했다고. 너한테 '반한'게 아니라."
"...."
"아~ 그러셨어요? 반한 건 내가 아니라 너인 거 같은데"
"... 조용히 해라"
아까보다 얼굴이 더 붉어졌다.
좀 귀엽네.
"... 가자. 맥주나 마시러. 날이 덥네~"
"... 치킨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