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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잇볼 Aug 29. 2024

왜 그렇게 떡볶이를 찾냐면요

그날만 되면 유독 땡기는 그맛

떡볶이, 마라탕, 불닭볶음면

나의 최애 음식 TOP 3. 

정확히 말하면, 생리 때 유독 많이 찾는 음식 TOP 3다. 사실 이것들 없이 생리 기간을 보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확실한 건, 앞으로도 나는 절대 이 음식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거라는 것.


맵고, 짜고, 자극적이라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이 새빨간 음식들은 일시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계속 찾게 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듯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유독 소화불량이 심한 생리 기간에, 이 매운 것은 99.9% 확률로 소화 실패를 일으킨다는 거다.


그럼에도 왜 끊을 수 없을까

이미 먹기 전부터 알고 있다. 분명 소화가 안 되고, 다음날 화장실에서 무척 고통스러울 것이다. 결말은 뻔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매번 매운 음식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맛있어서-라고 정리하기엔 내 몸의 호르몬 변화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이유를 더 찾아봤고,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STEP 1. 

생리의 시작, 호르몬의 변화


생리 때는,

프로락틴(황체/유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해서 도파민(흥분, 각성, 흥미 호르몬) 감소한다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이 증가해서 세로토닌(행복 호르몬) 감소한다.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서 탄수화물이 당긴다.

프로게스테론(황체 호르몬)이 증가해서 식욕 증가 + 소화 불량 나타난다.


즉, 생리 때는

행복/흥분 호르몬이 감소하고, 식욕의 증가로 탄수화물이 땡긴다.



STEP 2. 

매운 떡볶이의 등장


떡볶이와 같은 탄수화물은 세로토닌(행복 호르몬) 수치를 상승시킨다.

떡볶이의 매운맛은 도파민(흥분, 흥미 호르몬)수치를 상승시킨다.

떡볶이의 매운맛은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억제시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즉, 생리 때는

행복/흥분 호르몬 상승, 스트레스 해소 … 

이 모든 한 방에 해결되는 떡볶이를 찾게 된다.




STEP 3. 

소화 실패에 다다르다


그렇게 떡볶이를 찾아먹긴 했으나

원체 매운 음식의 소화 확률이 기본적으로 떨어지는데다

생리 기간의 프로게스테론(황체 호르몬) 증가로 인한 소화 불량 증상까지 겹쳐져,

결국 높은 확률로 소화 실패 + 복통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즉, 생리 때는

떡볶이 섭취로 인한 일시적인 기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는 곧 소화 불량으로 이어져 또다른 고통 or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엔 약이었다가, 나중엔 독이 되기도 하는.

내 우울한 기분을 즉각 해결해줄 수 있는 마법의 음식.


평소 자주 먹던 음식의 '익숙함', 그리고 익숙한 대상을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까지 더해져서

비로소 우리는 떡볶이를 계속 찾게되는 것 같다


몸에 안 좋은 걸 알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는 찾아먹자.

짜증나거나 불안한 내 기분을 낫게 하는 떡볶이의 힘을 믿으며!

(대신 너무 많이는 말고, 또 가능한 덜 맵게)


건강에 좋진 않아도, 내 기분에 좋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뭐.

극심한 PMS를 겪는 나에게, 한편으론 떡볶이가 있어서 다행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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