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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잇볼 Sep 23. 2024

결국 PMS약으로 광명 찾다

내 의지로 이기지 못하는 것도 있으니

PMS, 약효가 보인다는 3개월

브런치 연재를 시작한 지 3개월, 인생 최악의 생리를 맞이하고 난 뒤 다짐했다. 

지독한 PMS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리라고. 

덩달아 찾아먹기 시작한 약 '프리페민'도 어느새 복용 3개월이 됐다.


그래서 좀 나아졌냐면

맞다. 훠얼-씬 나아졌다.

생리중 멘탈 케어법도 한번 써보고, 식습관도 바꿔 보고. 

그런 여러 노력들을 했는데, 결국은 현대의학의 힘이 최고였다.

PMS약 덕분에, 특히 정신적으로 한결 산뜻해진 생리를 맞았다.

-

나의 마지막 생리 일지, 늘 그랬듯

PMS약을 통해 개선된 부분을 중점으로 기록해본다.



프리페민 세 달차, 생리 일지


# 생리 D-3 : 기분은 맑음

운동능력이 확실히 저하되는 건 있었다.

탄수화물, 특히 매운 음식이 유독 당겼다.

지난 생리 D-3 처럼, 딱히 우울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예전같았으면 심했을 기분부전 증상이 없었다.


# 생리 D-2 : 잠은 늘어요

수면양 증가로 일어나기 힘든 것 빼곤 괜찮았다.

신기하게도 딱히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았다

늘 있던 체온 상승 증상으로, 몸이 덥긴 했다. 

지난 생리 D-2 와 달리, 집중력이 크게 저하되지 않았다. 

육체적으로는 가슴통증이 확실히 덜했다 


# 생리 D-1 : 원래는 가장 힘든 날인데, 괜찮네?

수면양 증가로 늦잠 자서 수영 못 갔음.

단 게 땡겨서, 평소 안 먹던 마카롱을 사먹음

이날은 집중력이 낮아지긴 했다.

지난 생리 D-1와 달리 잡생각이 안들었고, 눈에 보이는 사람이 거슬리지 않았다.

원래 생리 하루 전이 가장 힘든데,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 생리 시작 D-DAY : 다 먹고, 다 사고 싶어

역시나 일어나기 힘들었다. 

탄수화물 땡겨서, 떡볶이 약속을 잡았다.

월급날이라 소비 충동이 들어서, 가능한 생필품 위주로 샀다.

회사 회식 때 식욕이 터졌고, 조금 들뜨긴 했다.

지난 생리 D+1 만큼의 예민함도, 두통도 없었다.

'자존감 저하'가 줄어들었다.


# 생리 D+2 : 뭐든 평소보단 감정적

늘 그랬듯 수면양 증가. (무려 11시간 잠)

하루종일 멍하긴 했는데, 차라리 우울이나 별 잡생각이 없어져서 다행이었다.

집중력 저하로 공부가 잘 안돼서, 그냥 쉬었다.

말할 때 침착하지 못하고 살짝 들떠서, 사람들과 대화할 때 너무 말을 많이 했나 싶었다.

지난 생리 D+2 만큼 예민하지는 않았다. 

감정이 쉽게 들끓는 건 비슷했지만, 적어도 불쾌한 감정은 안들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다만

약을 먹고, 나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개선 효과를 많이 봤다.

그럼에도 이 약을 10개월 가까이 복용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리뷰도 있었다.

약이 그렇듯 개인마다 반응이 다를테고,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기에 이 약을 마구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PMS가 심했던 한 사람이 약을 통해 기대 이상의 개선을 경험한 하나의 사례로만 봐주면 좋겠다. 


PMS가 귀찮음을 이겼다

평일/공휴일 할 거 없이, 매일 아침 10시마다 챙겨먹었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복용하면 더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들어서였다.

나는 타고난 무계획 인간이고 늘 다짐하는 다이어트도 번번히 실패하는데,

그럼에도 PMS는 정말 싫었나보다.


무엇보다, 덜 우울해졌다.

생리 때마다 날 집어삼키는 우울, 공허함, 자책, 무력감 같은 것들이, 반의 반으로 줄었다.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내가 나약한 탓이라고만 여겼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게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그런데 평생 먹을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약효에 만족하며 복용중이지만,

가임기 내내 먹어도 되는가에 대해서는 찾아도 찾아도 명쾌한 답변이 없다.

또한 생약 성분의 약도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장기간 복용해서 효과가 떨어진다면

또 그땐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까. 이런 부분이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기는 한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킵고잉

나 자신, 6월부터 9월까지 매일 약 먹고 PMS 기세를 누르느라 고생했다.

앞으로도 조금만 더 고생하고,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보자.



모든 여성의 PMS, 

진심으로 화이팅입니다


PMS에 빡쳐서 시작한 브런치 연재, 어쩌다보니 생리의 뒷담화로 가득 채웠지만 

그럼에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생리와 잘 싸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길고도 짧았던 3개월, 

한 번이라도 제 글을 봐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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