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을 붙잡는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떨어지는 낙엽을 붙잡는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떨어지는 낙엽을 붙잡는 나무는 없다
떠나버린 낙엽은 묻지도 않고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가지에 남아 오래도록 흔들린다
물드는 시간의 끝에서 손을 몇 번이고
뻗어보지만 잡히지 않는다는 것을...
잡으려 했던 날들의 무게는 허공으로 스러지고
마침내 깨닫는다
잡으려 애쓸수록 더 멀어진다는 것을
가는 이는 가고 남는 이는 남는다
뿌리가 썩지 않도록 떨어져야 할 낙엽은 떨어지는 법
너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지만
바람결에 너의 흔적이 스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떨려온다
그래도 허전한 마음으로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한 번씩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계절이 언제나 흐르듯
너도, 나도,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