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 이모저모
근래 이유를 모르겟지만 참 바쁜 일정이 이어졌다.
분명 큰 프로젝트나 연구에 몰두한 건 아니지만... 자잘자잘한 일들로 정신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그런 와중에, 간만에 motivation을 받는 사건이 생겨, 글을 작성한다.
작년부터 대통령 장학금이라는 것이 신설됐다고 알고있다. (재작년인가? 정확히는 모르겠다)
우리 연구실 후배 한명도 석사 신입으로 이를 신청했고, 상당히 많은 금액을 받는다고만 알고 있었다.
시작은 연구실의 번개 술자리였다.
상당히 많은 인원이 술자리를 참여했고, 다들 거나하게 취한 와중에 대학원 대통령 장학금 얘기가 나왔다.
마침 최근에 논문 하나가 publish되어서, 나에게 해당 장학금 신청을 추천했지만
필수 서류가 5+2+2 총 9장에 달하는...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신청하지 않았겠지만... 왠지 모르게 면접까지만 가면 될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샘솟기도 하였고... 쓴다고 해서 손해볼 것은 전혀 없다는 생각에,
이미 장학금을 받고 있는 연구실 후배에게 자소서 및 참고 자료를 부탁했다...
이때 포기했다면 차라리 시간을 아꼈을텐데...
후배의 CV 및 수상 실적은 압도적으로 화려했고, 내가 심사위원이더라도 뽑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그런 이상적인 실적이었다.
실제로 이 후배는 연구실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후배로 자리매김한 것을 생각하면
인성 부분에서도...도저히 흠이 없는 친구였기에...
이런 인재들이 지원한다는 사실에 살짝 기가 꺾였었다.
해당 장학금은 석사 신입 / 석사 재학 / 박사 신입/ 박사 재학 4가지로 분류되며
당연지사 박사 재학이 가장 경쟁률 및 실적 경쟁이 높을 것이지만... 나는 어쩔수 없이 박사 재학으로 지원하기에 더욱 많은 고민이 되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이 9장의 서류를 쓴다고 크게 손해볼 것은 없기에 서류를 작성하였고
4월 초에 신청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늘, 결과가 발표되었다
굉장히 간만에 보는 "불합격" 글씨였다.
사실 이미 나보다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서일까?
생각보다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조금 변태같을 수도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한번의 실패 후 더욱 성장을 거듭했던 것 같다.
원하던 대학에 떨어지고 S대에 진학했지만, 덕분에 새로운 과를 정하게 되어서 신소재 및 반도체에 입문하고
현재까지도 적성에 맞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S 전자 인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칼취업의 꿈을 살짝 접고 대학원 생활을 목표하였지만
결국 K 대학과 S 전자 산학장학생을 동시에 거머쥐고, 너무나 잘 맞는 행복한 대학원 생활을 진행중이다.
이번 불합격이 나에게 큰 액땜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졸업 전까지는
여태 그랬던 것처럼 새옹지마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잘 안풀리던 연구가 기깔난 결과로 보답되고, 제출한 논문이 한번에 원하는 저널에 publish 되는..
그런 운이 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중이다.
또한,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온 피부로 느꼈다.
필자는 목표가 확고할 때, 몇배로 열심히 살게 되는데
내가 앞으로 경쟁할 사람들은 나보다 몇 배 뛰어난 인재라는 사실을 체감한 지금
다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붙었으면, 지금보다 더 좋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떨어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존재하며
그 감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냐 또한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라 생각된다.
2년 뒤, 5년 뒤, 10년뒤에는
내 field의, 비슷한 경력을 지닌 어떤 사람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경쟁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