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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프리지아 Mar 11. 2024

파키스탄 북쪽여행기 Kumrat valley 3탄

대학생들의 열정과 춤

어느새 주위가 어둑어둑해지자 산속에서의 추위는 좀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텐트 앞에 모닥불을 설치하게 되었고, 불을 쬐며 밤하늘을 바라보니 낮에는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별들이 내 눈앞에서 아름다운 보석이 반짝이듯이 자신들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핸드폰 카메라로 보석같은 별들을 담아내고 싶어도, 내 눈에 담긴는 것 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기에 그저 바라만 보며 내 기억속에 오롯이 저장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잠깐을 모닥불 앞에 앉아 멍때리기를 시전하고 있는 가운데 캠핑장 입구쪽에서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내 흥겨운 음악소리가 흘려나오게 되었다.

나무 사이로 밝게 빛나오는 달

한국이나 파키스탄 어디를 가던 대학생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흥은 정말 부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낮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자신들의 짐정리를 하고 그리고 한 무리의 남학생들은 텐트에서 떨어져 강가쪽으로 내려가 자신들의 춤연습을 하기 그지 없었다. 친정엄마와 이모도 함께 내려가 구경하다가 둘이서 그 학생들에게 춤을 배워오기 까지 하였다. 선뜻 춤을 가르쳐 주겠다며 따라해보라고 했던 남학생을 따라서 배운 두 할머니는 천천히 스텝을 밟아가며 파키스탄의 춤을 익히기 시작했다. 학생들 또한 옆에서 흥을 돋우니 갑자기 작은 춤판이 벌어져 모두들 신이나게 팔을 들썩거리며 발을 이리저리옮기기 바빴다. 그렇게 열심히 나름 파키스탄 춤을 배우고 나서야 그들만의 시간을 내어주게 되었다.

제일 춤을 잘 추던 파키스탄 학생

나름 알찬 하루를 보내고 다들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학생들 무리 중 우리에게 춤을 가르쳐 주었던  남자 대학생 사람들 몇몇이 캠핑장 앞 입구 공터에서 흥겨운 그들만의 축제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여자들은 낯선 사람이 있는 곳에서 춤을 춘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결혼식장을 가더라도 남/여 공간을 나누게 되고 대부분 여성들이 있는 공간은 다들 친인척 관계로 온 하객들이다. 대학생들의 캠핑장에서도 여자 학생들은 거의 앉아서 박수치기만 해주었고, 흥을 돋우며 춤을 추는건 남자학생들이였다.


파키스탄의 춤이 대부분 발을 많이 움직이며 동작을 취하고 음악속도에 따라 스텝이 빨라지기도 천천히 움직이기도 한다. 노래 템포가 느려질때도, 빨라질때도 있는데, 춤을 추는 학생들은 박자에 맞춰 발을 빠르게 혹은 천천히 움직이니 노래와 춤이 어울러져 한바탕 잔치를 벌이게 되었다. 20대 초반의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 20대 초반 학생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찾아 보게 되었다. 이제 갓 대학교를 들어간 신입생이나, 이제 졸업을 앞두게 된 사회 갓 초년생들이나 우리 한국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술이 빠지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취기에 빌려 서로의 진심을 내보이기도 하고, 혹은 술 한잔에 기대어 이얘기 저얘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나오게 된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앞서 말했든 이슬람 국가이기에, 술 금지 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아도 차를 마시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물며 밤 12시가 다 된 시간에도 다들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파키스탄 사람들은 알코올의 힘이 없어도 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 아닌가?!?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20대 만의 열정과 흥을 가진 그들이 참으로 부러웠다. 파키스탄이건, 한국이건 20대 젊은 사람들의 열정, 가치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전투적이라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이며 그것이 꽃길로 가는 길일지 혹은 시련을 주는 길일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열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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