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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코코 Oct 13. 2024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가족이었다. 

가족이었지만,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다들 사는 게 팍팍하니까. 쌓이고 쌓인 앙금이 너무나 커져버렸으니까.


하지만, 오전에 소식을 듣고 하루종일 기분이 다운되어 있다.

그래도 나에게는 볼 때마다 장난 잘 치는 막내삼촌이었다.

처음에 들은 생각은 '얼마나 혼자 쓸쓸했을까' 이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나도 사는 게 바빠 돌아볼 여유를 못 느꼈었다.

핑계일 수도 있겠다..

그저 잘 있겠거니 라는 생각이었다.

간혹 아빠나 할머니를 통해 소식을 들을 뿐 더 이상 묻지도 않았다.


제일 먼저 걱정되는 건 아빠였다.

그리고 할머니.

아직 할머니의 안부를 묻지도 못했다. 

두렵다.

나의 친가는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할머니를 통해서만 삼촌들의 안부를 들을 뿐, 정확히 말하면

가끔 말해주는 아빠를 통해서만 들을 뿐이다.

어릴 땐, 분명 1년에 2번 명절에는 모였었다.

하지만 다들 앙금이 쌓인 채로 등을 돌려버렸다.

어느 누구 하나 모여서 이야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 각자 알아서 살자 이다.

다만, 할머니에게서만 근근이 소식을 전할 뿐이다.


막내삼촌은 할머니랑 제일 오래 같이 살았다.

어느 순간부터 삼촌은 변해버렸다.

모두를 피했다. 

모두를 피한 것일까? 모두가 그를 외면한 것일까?

조카인 나조차도 따스히 다가가지 않았다.

나도 나에게 처한 상황을 처리하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번호 하나 모른 채 이렇게 흘러왔고, 이제 이렇게 보내게 되었다.

잘못 꼬여버린 매듭을 풀지 못한 채로,

막내삼촌은 지금까지 버텨오다 혼자 가버렸다.

안쓰럽고, 미안하다. 


파키스탄에 머무르며 다른 건 너무 싫다 싫다 하는데,

한 가지 정말 대단하다 생각되는 건 파키스탄 사람들의 가족애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로 대동단결이 되는 파키스탄 사람들이다.

내 친형제, 누이를 넘어 사돈에 팔촌에 저 멀리 육촌까지.

모두가 패밀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된다. 

가끔은 서로 헐뜯고 욕해도, 내 가족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많은 든든한 가족이 있기를 바란다.

비록 앞과 뒤가 다른 모습을 보게 되더라도,

그들 또한 우리 아이들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아무쪼록, 이 세상에서 힘들었던 일 다 풀고 훨훨 날아가기를.... inshaAl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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