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해한 관심

텍스트로 손 내밀기.

by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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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요?” 또는 “뭐해요?” 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어떤 생각이 들까.

누군가에겐 안부를 묻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미련 섞인 불편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후자의 경우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어느샌가부터 잘 지내냐는 안부 인사가 ‘전 애인의 미련을 대변하는 수단’ 과도 같은 이미지가 생겨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나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잘 지내냐는 말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어쩌면 가장 순수한 관심의 형태이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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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그 사람의 모든 순간을 궁금해한다는 점이다.

잠깐 떨어져 있어도 쉽게 불안해지고, 쉽게 그리움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그 사람의 찰나를 내가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상대방의 지금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호감에 꼭 붙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을, 가장 무해하게 표현해 주는 단어가 바로 “잘 지내요?” 혹은 “뭐해요?” 였다.

결과는 여러 가지로 흩어질 수 있겠지만, 결국 이 말에는 “너에 대해 알고 싶어.” 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의도만큼은 반드시 담겨있다. 그리고 듣는 이도, 말하는 이도,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가벼우면서도 복잡한, 무 해 하면서도 영향 있는 문장인 것이다.

물론, 모든 “잘 지내?” 라는 인사에 무조건 ‘호감’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꼭 호감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무해한 관심을 표현하기에는 가장 알맞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뭐해?” 라는 연락을 보내왔다면,

단순히 충동적인 안부 연락일 리가 없다.

어쩌면 나의 일상을 알고 싶어 몸부림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큰 용기를 내 보낸 연락일 수도 있고, 재채기처럼 본인도 모르게 튀어나 온 속마음일 수도 있다.

혹은 “잘 지내?” 라는 연락이 도착했다면, 단순히 내 상태를 묻기만 하는 연락일 리가 없다.

그 속에는 “너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라던가, “너가 잘 지내 왔을 거라 믿어” 라는 무언의 믿음과 희망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결국, 관심이 없다면 안부도 묻지 않는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나의 기분을 고려한 최적의 문장을 선택한 것이고, 가장 무해하면서도 직설적인 관심표현을 한 것이다.

그리고 “잘 지내고 있어, 너는?” 이라는 대답에는 무언의 칭찬과 감사가 포함되어 있으니, 질문과 대답에 전부 상대를 향한 긍정적인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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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써 손을 내미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먼저 순수한 마음으로 손을 내밀었다면,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고, 당신도 누구에게나 손을 먼저 내밀 수 있는 기회가 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무해한 관심은 오가는 편이 좋다.

“뭐해요?” 라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 있을지,

손을 내밀면 지체 없이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오늘은 한번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뭐해요?” ,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