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울 수 있는 사랑

내가 죽기 일주일 전 #3

by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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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울 수 있는 사랑은 도대체 어떤 모양일까.


고백을 받고 웃음보다 울음이 먼저 나오는 사랑을 보면,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복잡할지 감히 상상도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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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처음으로 희완이 마음 놓고 우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울음은 그토록 기다리던 람우의 고백 이후에 터졌다.


3화의 모든 흐름은, 마지막 장면을 위해 서사를 쌓아간 것 같았다.

희완이 어째서 행복을 사치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지,

람우가 희완을 어째서 다시 찾아온 건지,

그들은 왜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끝내 표현하지 못했는지,

모든 장면들이, 마지막 희완의 울음을 뒷받침해 준다.


그녀에게 얼마나 무거운 마음이 얹혀 있었길래,

람우의 고백 한마디에 처참히 무너져 내린 건지, 서사를 다 지켜본 입장에서도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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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희완아. 나 너 많이 좋아했어. 지금도 좋아해. 미안해.” 고백 장면에서 람우가 뱉은 문장이다.


나는 “좋아해”라는 단어보다, 마지막에 꼬리처럼 붙은 “미안해” 에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어떻게 좋아한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이 공존할 수 있을까. 심지어 처음으로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인데, 어찌 미안하다는 말이 따라올 수 있을까.


희완은 람우를 다시 보게 되어 좋았을까, 싫었을까.

람우도 희완의 속마음을 모르겠어서 마지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혔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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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는 등장인물의 감정을 도저히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잊고 살았던 사랑의 한 형태를 발견하게 되었다.


좋아한다는 말 하나 하기 위해, 좋아한다는 말 하나 듣기 위해, 수 없이 상상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어려지기도 하고, 가면을 쓰기도 하고.

이렇게 매일을 전정 긍긍하며 한 사람을 품게 되면,

고백과 동시에 모든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건 마땅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


희완의 울음은, 한 사람 품고 마음 쓰던 지난 수 해 동안의 몸부림들이, 감정이 드러나는 수많은 형태 중 ‘울음’이라는 형태로 드러났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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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울 수 있는 사랑은,

적어도 어긋날 일은 없는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더 일찍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는 고백은,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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