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에는 분명 무게가 없는데,
왜 자꾸 어딘가로 기우는 걸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은 안 변해”라고 매일같이 노래하던 사람으로부터 바람을 맞은 적이 있었다. 통보는 순식간이었고, 공들여 쌓아 왔던 사랑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이 났다. 더 무서운 건,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라는 답변 외에는 듣지 못했다는 것과, 내가 생각해도 변심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바람을 맞았던 이유를 아무리 찾아봐도, 시간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발버둥이 없었다. “그때는 진심이었는데”라는 변명을 듣다 보니 시간이 흐르며 바뀌어버린 마음 말고는 원망할 수 있는 형태가 없었다
그때는 분명 진심이었고, 지금은 아니게 된 것. 그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다. 마음은 물리적 실체도 없고, 숫자도 없고, 그래프도 그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너무 쉽게 무너지고, 또 너무 조용히 떠난다. 그저 흘러간 마음을 붙잡으려는 사람만이 이유 없는 이유들과 싸우게 만든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변심은 잘못이 아니라 변화다.
우리는 마음이 항상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소망하지만, 사실 마음은 늘 움직이고 있었다. 다만 그 방향이 같을 때는 사랑이고, 갈라질 때는 '변심'이라고 부를 뿐이었다
나는 그럼에도 붙잡고 싶다. 마음에 기울기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는 끝까지 이 어지는 마음을 믿고 싶다. 기울 수는 있어도. 방향은 틀어지지 않는 사랑을 믿고 싶다. 소소한 변심들을 그저 하나의 매력으로 여기고, 처음 모습과 달라진 서로를 평생을 품을 수 있는 사랑을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