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멘털 훈련을 하려고 노력한다.
면접이란, 내가 얼마나 우수한 인재인지 보여주고, 나를 뽑아달라고 하는 거라고 한다.
개인 이야기, 신변잡기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나의 역량, 학과에 대한 이해 등은 없다. 그리고 그 학과에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아,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뭔가를 생각하는 데도 한참 걸리고.
나이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
원서를 쓸 때까지도 망설였고
원서를 쓰고 나서, 면접을 볼건지 회답 달라는 이메일에 답하는데도 한참 미적거렸고
면접을 볼건지 말건지, 면접대기실에서 조차 망설였다.
그대로 그냥 뛰쳐나가고 싶었다. 모든 걸 집어던지고.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란 노래가 딱이지 뭐야.
떨어질게 뻔한데, 내가 뭐 하러 돈 들여 가며 절망하나 그 생각을 많이 했다.
전형료가 무려 8만 원이나 했다.
학교 구경이나 가야지, 가을에 은행나무가 그렇게 이쁘다는데... 생각했는데, 면접이 줌으로 바뀌어 진행되었다.
어제 급하게 찾아본 유튜브에 학업계획서, 면접 질문지를 공유해 준다고 해서 비밀댓글로 이메일 주소를 남겼는데 면접을 보는 오늘까지 안 왔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다들 예상답변을 준비해서 외운다는데 최소한 그 정도의 노력도 안 했다. 억세게 좋다는 운에 맡긴 건가, 그래도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하는 건데 싶은 것이 내가 과연 그 학교에 붙어서 다니고 싶은지 아닌지를 모르겠는 거다. 그러려면 원서를 왜 넣었어? 그러게나 말이다. 원서를 쓸 조건이 되는데 안 쓰면 후회할 거 같아서 썼다면 웃긴 건가.
어찌 보면 뻔했다. 면접 교수는 두 분이었고, 시간상으로 보아 내 앞에 5명 정도가 면접을 본 거 같은데, 이미 교수님들은 지겨워하고 있었다. 그게 일이신 분들답게 성의 있게 들으려 하셨으나, 지치고 힘든 시간이었다.(오후 3시에 시작, 당떨어질 시간대)
질문은 할만한 질문이었다. 자기소개 간략히(정말 너무나 간략하게 했다), 내 논문에 대하여, 그리고 내 논문에서 세부질문. 성의 있는 분들이었다. 그래도 훑어보며 질문하셨다. 오랜만에 나도 내 논문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되어서 즐거웠다.
그냥 후련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 되지도 않을 거고, 만약에 된다고 하면 그때부터 엄청난 또 다른 일들이 있을 거고, 지금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데가 있는데 왜 다른 곳을 바라보고 꿈꾸는가, 내 욕망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고 등등.
그리고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질문들의 본질. 나는 왜 이리 멍청할까, 제대로 말을 못 알아 들었잖아라는 자책.
가고 싶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 내게는 학력세탁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 예술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
치통이 강하게 계속되고 있다. 5일치를 처방받았었는데, 약을 먹는다고 효과가 있지 않았다. 근육이완제와 소염진통제였는데....안듣는 듯. 그래도 오늘 또다시 너무 아파서 진통제 성분이 있는 다른 약봉지를 찾았다. 진통제도 안듣는다. 아~ 언제쯤 나는 새로운 임플란트라는 시스템을 받아들일 것인가.
늦잠자고 낮잠자고 잠은 잠대로 충분히 챙기고도
오후 늦게 커피를 드립해서 마신다. 커피가 각성제이기도 하고 심심풀이이기도 하고.
하루종일 집에서 뒹군, 머리만 쓰고, 운동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 조금 일찍 나서서 사라봉을 넘어 등교를 한다. 사라봉은 해지는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시간맞춰 오른 기억이 없다. 오늘은 서쪽하늘이 물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귤. 제주...귤 얻어먹기가 시작되었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