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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숲섬 Nov 03. 2022

틈-갤러리 새탕라움

제주의 오래된 가옥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

새탕라움

 2018년 처음 문을 연 제주의 대안 공간이다. 제주 원도심, 남성마을의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한 오래된 제주의 가옥이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좁은 마당과 낮은 담벼락, 큰 창 등은 안전한 이 도시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꾸준히 열면서 제주에 현대미술을 알리는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간은 무인시스템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전시 관람을 위해선 사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한 사람에 한해 문자로 도어록 번호와 관람 수칙을 전해주니,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면 인스타그램을 먼저 살펴볼 것. 한달 남짓의 빠른 주기로 다채로운 분야의 특색 있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잡지에 소개된 새탕라움 공식소개글)

새탕은 독일어로 해조류를 뜻하고 라움은 탁 트인 공간 또는 뒤에서 부는 순풍, 기회와 가능성을 뜻 합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의 문화공간 새탕라움은 제주의 해조류인 예술가들과 함께 다양한 가능성의 기회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새탕라움 홈페이지 소개 

주소지: 제주 제주시 서사로5길 15-2 (삼도이동 805-13)


  이 갤러리에 갔을 때,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소설을 떠올렸다. 이상한 나라의 ‘토끼굴’을 통과하는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굴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림도 없고 대화도 없는 책을 왜 보는 걸까? 그런 책이 무슨 소용이람?> 하고 앨리스는 생각했다. 그래서 앨리스는 귀찮기는 하지만 일어나 데이지를 꺾어서 화관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다(할 수 있는 말이다. 날씨가 더워서 앨리스는 아주 졸리고 멍한 기분이었다). 바로 그때 눈이 빨간 흰 토끼가 옆을 달려갔다.

그건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앨리스는 토끼가 혼자 <이런, 이런, 너무 늦겠는걸!> 하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을 때도 그렇게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나중에 다시 돌이켜 보고야 앨리스는 이 일을 이상하게 여겼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시에는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그 토끼가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 한 번 보고, 서둘러 가는 것을 보자 앨리스는 발딱 일어섰다. 전에는 주머니가 달린 조끼나 거기에서 꺼내 볼 시계를 가진 토끼를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앨리스는 호기심에 불타서 토끼를 쫓아들판을 달려갔다. 다행히 앨리스는 울타리 아래에 있는 커다란 토끼굴로 쏙 들어가는 토끼를 겨우 따라잡았다.

다음 순간, 나중에 어떻게 다시 굴 밖으로 빠져나올지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앨리스는 바로 토끼를 따라갔다.

토끼 굴은 얼마 동안은 터널처럼 곧게 뻗어 있었지만 갑자기 밑으로 푹 꺼졌고,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앨리스는 어떻게 멈출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척 깊은 우물로 떨어져 버렸다.

우물이 무척 깊거나 아니면 앨리스가 우물 속으로 아주 느릿느릿 떨어지는 모양이었다. 밑으로 떨어지면서도 주위를 둘러보고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할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래쪽을 내려다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내려 애를 썼으나 너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앨리스는 우물 벽을 살펴보았다. 온통 찬장과 책 선반으로 가득 차 있었고 벽 여기저기에는 지도와 그림이 못에 걸려 있었다. 앨리스는 지나쳐 내려가며 선반에서 단지를 하나 집어 들었다. 단지에는 <오렌지 마멀레이드>라고 적힌 딱지가 붙어 있었지만, 안은 텅 비어있었다.

13-15p,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2005, 루이스캐럴, 최인자, 북폴리오



예약한 시간에 문자로 받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간다. 사람은 없이 관람이 가능한 무인시스템이었다. 갤러리라고 하면 깨끗하고 깔끔한, 그래서 작품이 돋보이는 곳이 연상되는데 이곳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을 안에 있는 구 가옥이다. 전시를 좀더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집의 어딘가를 고친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욕실안에 딸린 화장실의 변기 정도를 교환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작품들은 집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여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같은 작품의 전시를 다른 공간에서는 똑같이 연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것이 설치예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이란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바르다라는 영화감독이 사진작가와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그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서 그 동네의 건물에 붙이는 이야기이다. 어떤 인물을 선정하느냐 어떤 이야기를 담느냐 예술가의 시선은 무엇이냐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데,  얼굴과  사진은  건물에 붙여야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그 사진을 다른 곳에 붙이면 그건 다른 작품이 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1. 전시소개(작가개요)

박시호 Perfomer, Writer, Dreamer

학력: 서울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언론영상학 전공

2. 전시단상(작품단상)


푸른 피브이씨 비닐 넘어 보이는 저 모습은 <어쩌면 내일이 될 정원>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물고기나 해초류가 있는 아름다운 바다속의 모습이 아니라, 생활쓰레기로 가득하다. 제목은 <어쩌면 내일이 될 정원>이지만 이미 미래가 아닌 현재의 모습이다 



3. 공간소개 

예약한 시간에 문자로 받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간다. 사람은 없이 관람이 가능한 무인시스템이었다. 갤러리라고 하면 깨끗하고 깔끔한, 그래서 작품이 돋보이는 곳이 연상되는데 이곳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을 안에 있는 구 가옥이다. 전시를 좀더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집의 어딘가를 고친 흔적은 하나도 없었다. 욕실안에 딸린 화장실의 변기 정도를 교환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작품들은 집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여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같은 작품의 전시를 다른 공간에서는 똑같이 연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것이 설치예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이란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바르다라는 영화감독이 사진작가와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그 동네의 평범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의 모습을 찍어서 그 동네의 건물에 붙이는 이야기이다. 어떤 인물을 선정하느냐 어떤 이야기를 담느냐 예술가의 시선은 무엇이냐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데,  얼굴과  사진은  건물에 붙여야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그 사진을 다른 곳에 붙이면 그건 다른 작품이 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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