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채식이야기, 채소 쪄서 먹기 등의 유튜브를 몇 개 봤더니만 자꾸만 음식을 하는 콘텐츠 영상이 뜬다.
그러다 보게 된 미숫가루빵. 미숫가루를 우유와 계란, 버터로 반죽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끝.
NO밀가루여서 한 건아니고 내게는 냉장고 속에 보리개역, 일종의 미숫가루가 오래도록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 원의 아침밥에서 받은 가루로 된 (일종의 미숫가루지 뭐) 식사대용식도 있었다. 이런 가루음식들이 오래도록 잠을 자는 건, 나는 이런 식감의 씹을 것도 없이 술술 넘어가는 식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동식이라 불리는 이런 식사를 싫어하니, 아파서 병원에 누워 죽이나 먹어야 하는 신세가 되면 아마 심하게 슬플 것이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될 그날이 오기에 나는 육체의 시듦이 슬픈 것이다.
레시피에 따라, 그리고 전자레인지를 준 사람에게 인증샷도 보낼 겸 전자레인지로 요리를 했다. 원래 레시피와는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고구마, 큰 송이를 사서 어떻게든 소비해야 하는 바나나, 그리고 견과류를 넣었다. 설탕을 넣지 않고, 역시 냉장고 안에서 처치곤란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귤잼을 넣었다.(빵을 먹지 않고,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니 잼 같은 것은 자리 잡으면 먹을 일이 거의 없다. 작년에 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잼을 만들었던 건데 어떻게든 소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충 빵스러운가? 음... 그렇지 않다. 가루가 부족해서 단단하기보다는 그냥 좀 풀어진다. 그래도....... 이것저것 잠자고 있고, 너무 많이 사서 어서 소비해야 하는 식재료들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 제주도 음식- 보리개역은 보리 미숫가루를 말하는 것으로 육지에서는 미숫가루를 쌀이나 찹쌀로 만들었으나 쌀이 귀한 제주도에서는 엄두를 쌀이 귀해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보리로 미숫가루를 만들었다. 제주도는 쌀보다 잡곡이 흔하여 평상시에는 주로 조, 보리, 메밀 등의 잡곡이나 고구마, 감자 등의 밭작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보리개역은 음료대용으로 더운 여름철 물에 타 먹거나 밥에 비벼 먹었으며 소나 말을 돌보는 사람들이나 어부들의 휴대용 간식으로 즐겨 이용하였다.
보리개역은 보리만 볶아서 만드는 방법과 보리에 콩을 섞어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중 보리와 콩을 섞어 만드는 방법은 보리를 볶고 콩도 볶아서 같이 갈면 된다. 보리개역은 보리를 볶아서 곱게 빻아 만든 가루여서 저장성이 좋고 휴대가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