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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참고도서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by 인유당

'글로 배운 사랑'이란 말이 있는 걸 보면

나처럼 사랑이건 뭐 건간에 책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은 가 보다. 일단 거기에 위안을 얻고.


대학원에 진학을 결정하기 위해, 그리고 진학을 결정하고 나서 전반적인 생활을 좀 알기 위해 읽었던 책이다.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읽으면서 밑줄 쳤던 부분들을 올려본다.

표지를 올리려고 검색을 하니, 그 후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2권이 후속으로 나왔네. 목차를 살펴보니 정신관리에 대해 꽤 지면이 할애되어 있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책을 읽는가.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이건 너무 추상적이다.

난 지금 좀 힘이 든다. 슬럼프, 우울, 시들함, 무기력 그 어딘가에 서 있다. 불확실한 목표 때문이라고 도 하고, 금방 성과가 나오지 않는 직업이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차가 너무 커서, 인생에 안정이나 행복이 디폴트라고 생각해서 등등 그 무엇이든 원인일 수 있고 그 무엇이든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 읽으면 기분도 풀리고, 동기부여도 되고 힘을 얻는 타입인데, (그날들을 위해 이토록 많은 책을 사서 쟁여놓는다. )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제목처럼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이 있으니, 책은 읽고 싶은데, 불이 켜기 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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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좋은 성적 받기? 많은 논문 쓰기?(략)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현재 이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적을 잘 받든 못 받든(략) 변하지 않는 사실은 지금 떠나보내는 이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당신의 즐거움 안에서 찾아가시기 바란다. 너무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쥐어짜지 마시고, 너무 자신의 못남을 부각하며 채찍질하지 마시고, 그저 오늘을 즐기시고, 조금은 게으름을 허락해 주시고, 주변 사람들과 행복을 만끽하시며 즐거운 여행처럼 하루를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라. 그대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110


안정은 환상이다. 불안정이 디폴트다. 술술 풀리는 인생은 환상이고, 뭐든 턱턱 막히는 인생이 디폴트다. 그러니 지금 삶이 불안정하다고, 지금 삶이 하나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너무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소셜미디어 속 사진에 속아 못 느낄지 모르겠지만, 누구나 시궁창 같은 현실에 살고 있고, 누구나 불안한 미래와 싸우고 있다. 필자의 삶도 예외가 아니다.

중요한 건 탈출이 아니라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이다. 행복한 삶은 안정된 삶,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삶이 아니라, 불행과 함께 공존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한 삶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원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행복한 대학원 생활은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이상적이 나날들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꽃을 피울 줄 아는 현명한 처신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113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아래의 유명한 구절을 좋아한다.

앨리스: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알려줄래?

고양이: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앨리스: 난 어디든 상관없어.

고양이: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잖아? 126


나는 결코 모든 사람에게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고, 많은 것들을 감내해야 하며, 큰 기회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중략) 기본적인 원칙은 그러하다. 당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자. 내가 이루고자 하는 직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누구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이 질문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도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128

나 자신만의 굳건한 이유가 필요하다 129



정리하자면, 내가 즐겁고 흥미 있는 분야를 연구한다면 설사 그 분야가 아주 핫하거나 촉망받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나는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흥미도 없는 분야를 장래에 유망한 분야라는 이유만으로 전공했다가, 그 예측이 빗나가면 무척 암울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전망은 크게 신경 쓰지 말고, 나 자신의 소리에 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167


그러므로 학기를 보내면서 방학이 되자마자 전속력으로 달리며 내가 가진 시간과 노력을 총동원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자. 연구에 열정이 있다면 방학이 가까워온다고 좀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힘들게 연구에 몰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학기 중에는 논문을 자세히 읽지 못하더라도 나름의 체계를 갖춰서 정리해 놓고, 연구에 관한 가설이나 실험 아이디어들도 학기 중에 정리해 놓자. 그러면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망설임 없이 바로 내 리소스를 투입하기가 좀 더 용이할 것이다. 173-174


내가 어떤 박사과정 학생이 성공적으로 학위과정을 잘 마칠 수 있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가늠해 보는 잣대로 삼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지도교수와 얼마나 자주 연락을 취하고 싶어 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 하는지이다. 284

횡설수설하는 경우는 없었다. 잘 정리된 질문을 던졌다. 그만큼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잘 파악하고 있고 충분히 생각해 봤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연구를 했다. 처음 시작의 아이디어가 자신의 아이디어였든, 지도 교수의 아이디어였든, 자신의 연구를 했다.

박사과정은 학생이 자신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 지도 교수의 경험과 시간을 빌리는 곳이다. 284-285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우리도 우리가 뭐 하는지 잘 모르잖아요. 알면 연구 아니잖아요. 그렇잖아요." 그래서 일단 가슴속에 명심하자. 교주는 아무것도 모른다. 물론 지도 교수 말고 다른 교수들도 아무것도 모른다. 이 세상 사람들 그 누구도 모른다. 알기 위해서 연구를 하는 거고, 그래서 박사학위를 주는 거다.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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