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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담배 1인 1보루

우호적 무관심

by 인유당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남자없이 성장기를 보냈는데, 어쩌다 연애해 결혼을 하고보니 흡연자다.

영화 '리빙 라스베가스(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여주급은 아니지만, 난 배우자가 흡연자인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금연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않은가. 나라고 옆에 담배피우는 사람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요즘 공부하고 있는 [다문화주의 시민권]에 나오는 용어의 오류적 사용으로 말하자면, '선의적 무관심(Benign neglect)*'(주의: 뉘앙스와는 다른 뜻)이다. 차라리 선의적 무관심이라는 엄연하게 있는 용어보다는 '우호적 무관심'이라는 말이 맞겠다.


면세점에서 담배를 샀는데 1천원이 올랐다. 면세 아닌 담배가 한보루에 얼마인지 모르지만, 면세라고 파격적으로 싸지 않은 것 같다.


어짜피 피우는 담배, 좋은 점을 생각한다. 1)담배 피우러 갈 때 재활용쓰레기를 가지고 나간다. 2)가지고 나가서 걸음수 올려준다. 3)날씨가 어떤지 말해준다. 4) 여행 다녀올 때 선물 생각할 필요없이, 면세담배사다주면 제일 좋아한다. 5)불이 필요한 순간(초나 향을 켤 때), 그에게는 라이터가 있다.


소설 [스토너]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아버지가 딸에게 갖는 마음, '너에게 술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그래, 기호품이란 이렇게 다행의 마음을 준다. 과하고 중독이고는 개인의 선택과 조절에 달린 문제다. 술 권하는 사회, 중독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운운하기에는 나의 논리성이 아쉽다.그냥 나는 개인적 차원에서 이야기 하련다.


제주 국내면세점 이용횟수는 1년에 6회까지. 벌써...4월인데....다 채웠다. 나는 너무나도 고모빌리티하게 살고 있다. 비행기가 가장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이기에, 비행기를 타는 일이 부끄럽다. 걸어갈 수도 없고.....


*'선의적 무관심'의 발상은 사실상 선의적이지 않다. 그것은 소수민족의 구성원들이 다수민족 구성원들이 겪지 않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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