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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본말전도

달을 보라고 하는데 손가락만 본다

by 인유당

본말전도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뿌리와 잎사귀가 뒤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고사성어인데,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의 평가, 역할 등이 뒤바뀐 모습을 의미한다. 주로 일본에서 많이 쓰며 한국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주객전도'라는 말을 대신 쓴다는 '나무위키'의 친절한 설명이 있다. 덧붙여져 있는 설명은 또한 다음과 같다. 주객전도가 주체와 객체가 바뀌었음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은 반면, 본말전도는 대체로 우선순위가 바뀌었음을 가리킨다.


갑자기 본말전도? 나의 많은 일들이 그렇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친 채, 이상한 지점에서 삘이 꽂히는 타입이다.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이 큰데, 텍스트를 읽고 핵심을 꿰뚫지를 못한다. 그러니까 '주제'를 찾지 못한다. 치명적이다.


나의 이런 고민은 [동서윤리비교연구]라는 과목에서 토로한 적도 있고, 교수님의 이런 답을 받았었다.


인유당(仁柔堂) : 선의 황금시대 11. 차별 없는 참사람+ 14. 선의 불꽃 299-317쪽 (에필로그)// 항아리 속에 거위 한 마리를 키우는데, 거위가 커감에 따라 병이 좁아 나올 수 없게 되었고 항아리를 깨어서도 안 되고 거위를 다치게 해서도 안 된다면 어떻게 그 새를 꺼내겠느냐는 질문을 하는 일례(254-255)가 소개된다. 어떤 것의 이해를 하기 위한 사례일 뿐인데, 전체 흐름에서 이해하기보다는 작은 것에 한마디로 ‘꽂히는’ 이런 나의 특성은 공부를 할 때에 어떻게 활용해 볼 수 있을까.(달을 가리키면 손가락만 보는 경향이 있다.)


☞ [생각할 점] 인유당 발문의 특성은 항상 자기 성찰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특성. 배우는 것을 자기화 함으로써 자기 성찰적 지능이 높은 편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볼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터, 왜냐하면 우리들은 가리키는 손가락도 보지 못하고, 심지어 가리키는 사람의 얼굴에서만 머무리기도 한다. 손가락을 볼 수 있다면 달을 보는 것은 조금 기다리면, 지식이 본격적으로 나의 것으로 승화되기 시작하면 되기 때문에, 손가락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학문이란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 점에서 거시적 통시적 통찰을 유지하기 위해 연습도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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