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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공부하기-천 원의 아침밥

일단 학교에 간다 회사에 출근하는 마음으로

by 인유당

천 원의 아침밥. 천 원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마도 예산은 학교에서 절반, 그리고 나라? 시? 도? 에서 부담하여, 학생들에게 아침을 먹을 수 있게 해 준다.

어떤 제도가 시행되면, 그 제도의 부흥을 위해 적극 동참한다. 설문조사에도 반드시 응한다. 좋은 점수를 준다. 의견도 적극 낸다. 그런 일에 열심이다.


천 원의 아침밥을 먹으러 학교에 오는 건,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이게 가능한 시간에 학교에 오겠다는 의지다. 굳이 꼭 아침식사를 먹고 싶지 않으니 간편식을 받아 점심식사 혹은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만 하여간 어떻게든 9시 전에는 학교에 도착하겠다는 마음이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냥 집을 나선다. 부족하고 아쉬운 잠은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잔다. 정말 꿀잠을 자게 되어 상쾌해질 때도 있고, 이어폰으로 유튜브의 요가니드라를 들어도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차 타는 피곤함만 느낄 때도 있다만 집에서 나온다.


밥 먹고(간편식 챙기고) 도서관에 자리 잡고..... 뭐든 할 것 같은 마음으로, 뭐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9시까지 학교에 오려면 눈뜨자마자 '나가기 싫어'라는 생각이 앞서기 전에 그냥 집에서 나와야 한다. 자다가 일어난 대로여서 그냥 운동복.... 차림이다. 적당히 꾸며야 할 텐데, 옷차림이라도 깔끔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신경 써서 꾸미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진다.


천 원의 아침밥을 운영하는 아라캠에 꼭 와야 할 일은 없다. 오가는 시간+버스비를 계산하면 과연 내가 집에서 먼 이곳에 꼭 와야 할까란 회의가 든다.(그래서 뜸했었다) 도서관에도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을 잘 보내는데, 그냥 어영부영 자리차지하고 앉아 지루하거나 몸이 힘들거나 시간을 보내게 되면 내가 이러려고 왔나 하며 회의가 든다. 도서관 소파에서 낮잠을 길게 자며 시간을 보내고 지루하고 몸 뒤틀리고... 목표의식의 부재, 막연함은 나를 풀어지게 한다. 학교 운동장 달리기도 시들하고, 산책도 즐겁지 않고. 그런 때가 있었다.


2025년 1학기가 시작되었다. 봄이 오고 꽃이 피었고 모든 것을 새롭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혹은 오늘이 모든 날의 처음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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