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학원생 공부하기-만보기 앱을 지우기로 했다

도둑맞는 주의력

by 인유당

걷는 것 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만보기앱을 깔았다. 소소하게 돈을 모아 편의점상품권으로 바꾸어 사용했다. 모두의 챌린지라는 코너가 있어 하루하루 나를 기록하며 작은 성취감을 맛보았다. 내가 좋아한 챌린지들은 책표지 올리기, 계단 오르기, 식사사진, 지금 내 눈앞의 풍경사진 올리기 등이었다. 매일 별일 없어 보이는 하루의 기록들이었다.


그런데, 알림이 뜨면 들어가서 인증하고, 오늘 챌린지 구성원들이 모두 사진을 올렸는지 수시로 그 앱에 접속해서 확인을 했다. 처음엔 출석체크를 위해 봐야 하는 광고 30초가 내 시간을 빼앗는 원천이어서 내가 이거 십원단위의 돈을 받겠다고 이래야 하나 싶었다. 30초 광고시간만이 내 피해고 광고 플레이 시간에 딴 거 하다가 돌아와 체크하면 되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람은 원래 멀티태스킹이 안된다. 우리가 동시에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뇌는 빠르게 작업을 전환하는 것이다.


일을 하는데 인지적 맥락과 네트워크 전환이 있다. 일을 하다가 이메일을 확인하고 다시 하던 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한다. 공부하다가 카톡확인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오고 그런 일을 반복해 보면 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식의 반복은 생각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피로와 불안감이 증가한단다. 또한 뇌의 능력도 저하시킨단다.


이일 저 일을 왔다 갔다 하는 건 급히 신경다발을 활성화시키는데 이건 뇌에게는 상당히 힘든 작업이다. 새로운 맥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신호를 증폭시키고 어떤 신호를 억제할 것인가에 뇌가 적응해야 한다. 그런데 뇌의 작업을 중단시키는 메일 수신함 확인이나 SNS확인 카톡확인등은 뇌에게 새로운 맥락을 제공하는 거다.

그러다가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려고 하면 그 또한 맥락전환을 시도하는 것.

이런 식의 반복은 뇌에게 적당하지 않아서 초조감을 유발하며 뇌를 지치게 하는 일이다.


이런 뇌에 관한 정보와 내가 요즘 느끼는 핸드폰을 자꾸 들여다보는 일에서 느끼는 피로감이 이런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다가... 일단 만보기앱을 지운다. 토스 만보기, 국민은행 만보기 보상 기능을 계속 사용할 것인가는 조금 생각해 봐야겠다.


결론, 원단위의 잔돈.... 티끌은 모아 봐야 티끌이다라는 생각으로 나의 주의력, 집중력과 금전적 보상을 맞바꾸지 않으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학원생 딴짓하기-카페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