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공족
스세권이라고 표현하나.
스타벅스기 집에서 걸어서... 바로 있다.
스타벅스는 목적구매(커피를 마시러 감)보다는 체험구매에 가깝다. 뭐랄까...'나 스타벅스에 가~'라는 말 속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허세. 그 공간을 즐기러 가는 목적일 때가 많다.
나의 경우, 주로 숙제하러 간다. 왜 멀쩡한 집을 두고 나는 그곳에 가는가.
중고등학생 애기들의 산만함만 탓할 게 아니다. 어른이고,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인데도, 최소한 꼭 해야 할 것만 챙겨 집을 나와, 이렇게 컴에 인터넷 접속을 하지 않아야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걸까. 인터넷 차단이 업무수행의 중요조건이 되고 있다.
아, 라떼를 마시기 좋은 날씨야... 그리고 해야 할 숙제도 있고 해서 요약해야 할 교재 2권과 노트북을 짊어지고 눈뜨자마자 집에서 나왔다. 소울푸드 같은 게 있는지, 내게 따뜻한 우유는 일종의 소울푸드이고, 어쩐지 쓸쓸하고 외로운 날이면 우유를 사서 따뜻하게 데워 먹는다. 홍차를 우려 섞을 때도 있고 커피를 넣어 마실 때도 있다.
해장, 위로, 식사가 되는 라테....... 비건지향형 인간으로 소이밀크로 바꿀 때도 있고, 되도록 유제품을 먹지 않고 다른 음료를 마시려 노력하지만, 정말 위로가 필요할 때의 우유를 소구함은 대체불가이다.
오늘은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쓰러 왔다. 선물로 받은 쿠폰 가액이 제법 높아서 라테를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하고 샷도 추가할 수 있었다. 개인컵할인은 400원이고 샷추가는 800원이다. 음료 차액할인이라는 항목은 왜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값을 깎아주는 것이므로 묻지 않고 일단 결제한다.(이따가 가서 물어봐야지)
한다. 할 수 있다. 그리고 끝내고 다음 주 과제를 또 해내며, 추가 커피는 싸게 주는 아메리카노(디카페인으로 주문해야지)를 아이스로 마시리라....
오늘, 그동안 가지고 있던 쿠폰들을 모두 썼다. 나는 샌드위치도 먹고, 원두 캡슐도 사고..... 스타벅스에서 사치를 누렸다.
번역가 권남희는 [스타벅스 일기]라는 책도 냈다. 스타벅스 체험기쯤 된다.
"이 책은 작가가 딸을 독립시키고 인생 처음으로 ‘진짜 독립’을 시작한 뒤 찾았던 스타벅스에서의 소중하고 유쾌한 일상을 보여준다. ‘완벽하게 육아가 끝난 날’의 홀가분함도 잠시, 작가에게는 홀로 남은 집안에서 빈둥지증후군’으로 인해 ‘일할 의욕도, 식욕도, 살아갈 의미도 잃고 폐인처럼 우울하게 지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노트북을 들고 집 근처 스타벅스를 찾아간다."-알라딘 책 소개에서
‘눈치 없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일해도 되나?’ 바짝 쫄며 들어간 스타벅스. 내향인 중에서도 ‘대문자 I’로 불리는 극 내향형인 작가에게 그곳은 고작 1년에 한두 번 테이크아웃해본 게 전부였던 곳이다. 깔끔한 공간과 적당한 소음, 조밀하게 붙어 있는 테이블 사이에 앉아 글을 써보니, 집에서는 한 줄도 못 썼던 원고가 이상하게 술술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스타벅스는 가는 곳마다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딸 정하가 편한 집 놔두고 ‘스벅(스타벅스의 줄임말)’에 가서 공부하겠다고 하면 그리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순간 완벽하게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알라딘 책 소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