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공부하기-경제적 자원

[연구자의 탄생]책에서

by 인유당



연구자의 탄생 - 포스트-포스트 시대의 지식 생산과 글쓰기

김성익, 김신식, 김정환, 배주연, 안은별, 양명지, 오혜진, 윤보라, 이승철, 천주희 (지은이), 돌베개 2022


한 명의 연구자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경제적 자원이 필요할까?

사립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친 내 경우에는 약 1억 5천에서 2억 원이 들었다.

학계에서 연구자로 성장하려면 오랫동안 지식 생산을 위한 학술적 훈련 외에도 학비 등록금, 생활비, 주거비, 교통비, 연구비, 학술논문 게재비 등이 필요하다. p.9


학자금 대출의 경우에도 대학생들은 취업 후에 상환할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고, 각 지자체에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정책을 시행했지만, 대학원생은 제외되었다. 대학은 이제 보편교육이 되었지만, 대학원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p.10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진로 상담에서 '집에 돈이 없으면 대학원 가지 마라'는 조언을 빈번하게 듣기도 했다. 심지어 사회에서도 대학원 진학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여기지 않는가. 교육권은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권리에 접근하고자 할 때 그것은 지적 사치나 개인이 감수해야 할 부담으로 나를 가로막았다. p.11

월 200~250만 원의 수입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한 수입에 매 학기 700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마련하기란 요원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려는 욕심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철없는 짓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기거에서 오는 박탈감은 꽤 오래갔다. p.27

'나는 내일도 연구자이고 싶다'. 천주희


611,200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일반대학원생에게 교내장학금이라며 등록금의 일부를 지원해 준다고 했다. 작년까지는 복지장학생으로 어느 정도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소득 산정 기준이 달라져서 내 경우 대상이 아니다.


금액의 크고 작고를 떠나 예상하지 못한 돈이 들어와서 좋았다.


공부는 과연 사치일까. 당장 경제적 생산물이 없으면 쓸모없는 짓일까. 이런 원론적인 생각으로 또 나를 괴롭힌다. 이왕 하기로 한 거, 제발 쓸모 같은 건 따지지 말고.... 일단 그냥 하자. 그것도 즐겁게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덧: 20대 대학 졸업하자마자 어쩌다 들어놓은 연금...연금개시나이가 55세. 연금개시 축하금 200만원. 이걸 떠올린다. 아, 한학기 등록금의 일부는 되겠구나. 어디 돈 나올 곳이 없나를 생각해보다. 눈 먼돈이 내 통장에 쌓이는 것도 바란다. 등록금 생활비 주거비 논문게재비 등등.............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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