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공부하기-부고

또다시 생각하는 도리란 무엇일까

by 인유당




남편에게서 카톡이 왔다.

돌아가신 분의 성함을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인지 모르겠다.

남편 쪽 친척인가 생각하다

부고장을 열어보았다.


아, 친하게 지내는 선배의 어머니다. 선배와 그의 부인 둘 다 친하다. 둘 다 남편의 대학동기이며 친구이다. 둘 다 내 대학선배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지만, 고향 떠나 가까이 살게 되어 자주 보며 지내고 내 힘든 육아시절에 도움도 많이 받았었다.


지금은 내가 머나먼 남쪽 나라에서 살고 있어서 방학에 살림집에 갔을 때, 선배언니랑 따뜻하게 밥을 먹고 안부를 묻는 그 정도는 해왔었다.(석사시절 이야기이다. 박사에 들어가면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마음의 여유도 없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석사와 박사는 아주 다르다.)


선배언니의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내가 장례식장에 모두 갔었고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날짜가 무척 좋지 않았음에도(코로나 시기였고 연휴 한가운데였다.) 왔었다.


그런데 나는 못 간다. 아니 안 간다.

당분간 나는 유학 갔다, 외국에 산다..... 한국 일에는 관여 안 한다. 마음 쓰지 않는다... 고 결심했다.


사람의 도리란 뭘까를 생각한다.

할 건 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할 수도 있고, 나도 그런 마음이 드니까 이런 글도 쓰는 것이긴 한다.

유난 떠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 전업으로.... 온몸과 시간을 들여야 나는 이 정도 된다.

사람들이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알겠지만 이렇게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은

무리하지 않고 힘 빼고 슬렁슬렁하는 듯 보이는 사람보다 힘겨운 생활이다.


사람의 도리를 위해 방학 10일. 엄마 수술 병간호를 했다.

사람의 도리를 위해 시댁에 얼굴을 내밀고 식사를 여러 번 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이 남았는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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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도움이 될만한 글이 있을까 하고 내가 가진 책 중 [연구자의 탄생]과 [아무튼 실험실]을 들쩍거렸다. 공부와 관련된 것 말고는 이런 글을 찾았다.

그것: 감정사회학, 내 삶의 가망이 되다. 김신식.

어빙 고프만 Erving Goffman의 '역할 거리'론과 '부차적 적응'론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살면서 일정한 역할을 부여받지만, 그 역할대로만 살지 않는다(역할 거리). 주어진 역할에서 벗어나 행동하면서 역할 때문에 쌓인 억압을 실감하며, 주어진 역할에 순응하는 일상과 거기서 벗어나려는 일상을 오간다(부차적 적응). [연구자의 탄생 p.108, 돌베개(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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