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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엘리베이터

by Camel

토끼는 고층 아파트 20층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있었다.

"이걸 어떻게 올라가?"

토끼는 계단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힘겹게 한 걸음씩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5층쯤 올랐을 때 다리가 뻐근해졌다. 10층이 되자 숨이 가빠졌다. "차라리 내려가서 친구 집에서 잘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내려가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15층쯤 올라가자 토끼는 더 이상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멈출 수는 없었다. 이를 악물고 계속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20층 집 문 앞에 도착했다.

토끼는 바닥에 주저앉아 헉헉거리며 생각했다.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결국 도착하긴 하네. 처음엔 너무 힘들어 보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니 어떻게든 해내는구나."

그날 이후, 토끼는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생각했다. "일단 한 걸음만 내디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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