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마지막, 히어리꽃이 피었다"

"겨울의 마지막, 히어리꽃이 피었다"

겨울이 끝나가고 있지만, 아직 정원은 조용했다. 바람은 차가웠고, 나무들은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정원의 한 구석에서 작은 노란 꽃망울이 보였다.

히어리꽃.

나는 그 앞에 서서 조용히 바라보았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마침내 피어난 꽃이었다. 작은 가지 끝에서 종 모양의 꽃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노란 꽃잎은 부드럽게 흔들리며, 햇살을 담고 있었다.

손을 뻗어 꽃잎을 살짝 만져보았다. 마치 따뜻한 봄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아직 앙상한 가지들 사이에서 히어리꽃만이 빛나고 있었다. 기다림의 시간을 이겨내고,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꽃.

정원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다른 꽃들은 아직 망설이고 있었지만, 히어리는 먼저 봄의 문을 열었다. 이 작은 꽃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겨울이 끝나간다. 곧, 모든 것이 피어날 것이다."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히어리꽃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