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끝, 복수초가 피었다"

"2월의 끝, 복수초가 피었다"

겨울이 끝나가는 정원 한편에서 작은 변화가 느껴졌다. 아직 찬 기운이 감도는 땅 위로 노란 꽃이 고개를 내밀었다. 복수초.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피어나지만, 매년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놀라운 기분이 든다. 눈과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꽃. 한겨울에도 땅속에서 조용히 기다리다가, 가장 먼저 봄의 문을 여는 존재.

나는 조심스레 복수초 앞으로 다가가 몸을 낮췄다. 작은 꽃잎이 투명한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손끝으로 살짝 닿아보니, 차가울 거라 생각했던 꽃잎이 예상 외로 따뜻했다. 마치 스스로 태양을 품은 듯했다.

정원에는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메말라버린 가지, 아직 싹을 틔우지 않은 흙, 그리고 찬 바람. 하지만 그 사이에서 복수초는 꿋꿋하게 피어 있었다. 차갑고 거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때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꽃을 피운 것이다.

나는 한참 동안 그 꽃을 바라봤다. 겨울이 끝나간다는 걸,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이 작은 꽃이 나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봄이 오는구나."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