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우여곡절 우왕좌왕 우당탕탕
사실 별로 어렵지 않다는 건 처음 NFT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민팅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생겨야 덜 민망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두려움 섞인 핑계들로 아주 오랜 기간 미뤄왔다.
그러다 어제, 드디어 첫 NFT를 발행했다.
트위터 프로필에 적용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미리 만들어둔 전자지갑과 오픈씨 계정이 있어서 발행만 하면 바로 트위터에 연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크나큰 오산이었다.
첫 번째로 봉착한 난관은, 트위터 어플에서 메타마스크, 즉 전자지갑을 연결하는 페이지가 계속 어플 설치 페이지로 넘어가며 '서명하기'가 뜨지 않았던 것.
어플이 서로 연결되며 서명을 해야 하는데 트위터에서 메타마스크 지갑을 누르면 앱스토어로 계속 연결됐다. 난 이미 설치가 완료된 상태인데.
한국 유저들은 트위터에 NFT를 거는 일이 별로 없는지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너무 답답해서 챗GPT에도 물어봤는데 걔는 21년도에서 정보 업데이트가 멈춰있어 소용이 없었다.
어떻게 해결했냐고? 핸드폰을 재부팅했다.
놀랍게도 그랬더니 트위터에서 메타마스크 지갑을 누르자 부드럽게 어플이 열리면서 서명하기가 활성화 됐다.
역시 재부팅은 만병통치약이야. 그렇게 다소 어이없는 민간요법으로 첫 번째 산을 넘었다.
그런데 두 번째, 연결된 메타마스크 지갑에서 내가 발행한 NFT가 보이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메타마스크 어플 자체에서는 발행한 NFT가 보였지만,
트위터에서 메타마스크 지갑을 조회했을 때, 내가 보유한 NFT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리스팅만 해서 그런가 하고 가격을 붙여 판매까지 설정해서 발행했는데도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역시 어디 물을 곳이 없어서 너무 속이 터졌다.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얼마 전 팔로우한 한국인 NFT 작가에게 디엠을 보냈다.
사정을 설명하자 약간은 예상했던 답변이 돌아왔다.
아직 아무 거래도 일어나지 않은 NFT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무슨 뜻이냐면, 내가 판다고 업로드만 해놓은 상태고, 에어드롭이나 판매, 즉 트랜젝션이 일어나지 않아 블록체인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랜젝션 기록이 있어야 목록에 뜨는 진짜 NFT가 된다고 했다.
세 번째 문제는, 이게 내가 구입한 NFT가 아니라서 안 뜨나? 하는 생각에 이더리움을 전자지갑으로 옮겨오려고 했으나, 거래소에서 산 이더리움이 24시간 트래블룰에 걸려 하루동안 꼼짝없이 묶여버렸다는 것이다.
준비는 다 됐는데, 방법도 알았는데, 거래소에서 지갑으로 이더리움을 옮겨오기까지의 그 24시간이 정말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땡! 24시간이 흐르고 이더리움을 메타마스크가 아닌 다른 전자지갑(코인베이스 월렛)을 만들어 옮겼다.
그리고는 오픈씨에서 내가 판매하는 아이템을 내가 구입!
트위터에서 코인베이스 월렛을 연결하니 짜잔! 하고 내 NFT가 기다리고 있었다. 감격 그 자체 ㅠㅠ
실제로 내가 모델링한 작품을, 내가 발행한 NFT를 PFP로 걸게 되다니..
생각보다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고된 여정이었다.
그래도 마치 오랜 꿈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이다.
별 이유 없이 미뤄둔 꿈이 있다면, 그냥 한번 손을 뻗어 해보길 바란다.
생각보다 꿈은 가까이에 있었다.
내가 발행하기만 한 NFT는 아직 트랜젝션, 그러니까 사고 판 이력이 없어서 블록체인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