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 아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같은 친구의 집들이에 다녀왔다.
입주과정에서 맘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소연을 해서 걱정을 했는데, 웬걸..
집 평수는 우리보다 넓은 건 알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잘해두었다.
어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어딘가 손이 많이 가는 친구라 늘 내 조언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던 스타일이었는데 약간 충격적일 정도로 의외였다.
그동안 그냥 우는소리만 했구나 싶을 정도로..?
시집보낸 딸내미가 혼자서도 너무 잘 해내게 됐구나 하는 그런 묘한 감정이 들었다.
약간의 서운함과 대견함..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조금의 질투..?ㅋㅋ
인간인지라 우리 집보다 넓고 인테리어에 돈도 많이 들인 집을 봤더니 약간의 시기심이 났지만, 난생처음으로 질투를 느끼고도 다운된다거나 위축되지 않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전처럼 그런 감정을 기반으로 더 잘살아야지 하는 의욕을 불태우게 되지도 않는 걸 보니 나도 좀 컸나 보다.
내가 관리하기에는 지금 우리 집 정도도 충분하고, 우리 경제 수준으로는 이 정도도 과분하다.
내 삶 자체에 대한 어느 정도의 만족감이 자리 잡고 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집에서 잘 꾸리고 사는 걸 보니 대견스러웠다.
비슷한 라이프사이클을 겪고 있는 부부로서 서로 그렇게 살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잘 알고 있으므로 서로의 성공과 행복을 손뼉 치며 인정하고 인정받는 관계랄까.
인간관계에 치이고 치이며 지칠 대로 지친 시간들을 보내는 와중에, 나에게 그래도 이런 관계가 남아있다는데 감사하며.
복잡한 머리와 불타는 팔을 감싸 안고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