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과 목요일의 뇨끼..

- 나를 찾는 여행의 시작 -

by 슈크림빵

가톨릭•정교회에서 규정하는 죄의 근원이면서 동시에 죄인 7가지 죄악은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나태, 탐욕이다. 이에 바티칸은 7 죄악 중의 하나인 탐욕을 견제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항상 검소한 식사를 가진 문화가 중세 로마 식문화의 특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Lorenzo)의 세 아들 중 차남인 레오 10세가 교황에 즉위하며 바티칸 역사상 흥청망청의 대명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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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조반니 데 메디치(Giovanni de' Medici)이며 1476년 피렌체에서 출생했으며 젊은 시절 피사에서 인문학자인 피치노에게 교육을 받아 학예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장남인 피에트로 (Pietro)의 잘못된 정치적 행보로 피렌체 공화국에서 쫓겨나며 메디치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그는 로마 교황의 지원과 임무를 받아 프랑스와 독일의 여러 도시를 돌며 외교와 전쟁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였다. 정치• 군사적인 능력을 인정받은 조반니는 1489년 217대 추기경이 되어 교황청의 외교를 담당하게 되며, 율리우스 2세의 뒤를 이어 1513년 37세의 나이로 교황 레오 10세에 즉위하게 된다. 그는 메디치 가문을 다시 피렌체로 복귀시켰고 사촌인 줄리오 데 메디치(Giulio de Medici) 등 집안의 남자 5명을 추기경으로 임명하며, 메디치가는 다시 부흥기를 맞게 된다.


교황 레오 10세는 학예, 미술을 장려하고 로마와 피렌체를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그리스와 라틴학자들을 로마로 초빙하여 로마대학교를 설립하는 등, 학문을 장려했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베드로 성당의 건축 책임자로 임명) 등을 통해 많은 명작들을 후대에 남긴 것은 그의 공적으로 손꼽힌다.


그는 화려한 궁정에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였으며 정치와 외교 등 정작 교황의 업무는 사촌이자 추기경인 줄리오 (219대 교황)에게 맡긴 채, 문학과 예술을 탐닉하고 사냥과 오락에 몰두했다. 그의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교황청 재정이 바닥나자 빈번히 사제직을 매매하여 비난을 샀으며, 1517년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자금을 위해 면죄부를 판매하게 되고, M. 루터의 비난의 초점이 되자 레오 10세는 그를 추방하기에 이르고, 이는 1517년 마틴 루터의 95개 반박문과 개신교의 출발을 야기하게 된다.


성직 매매 행위, 사치스러운 생활, 교회 재산의 낭비 등으로 많은 역사학자들은 교황 레오 10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의 사치 행각에 대해 잠시 열거하자면, 교황청에 인사를 온 단순 참배객들에게도 고가의 은전을 펑펑 뿌려서 재임 초기부터 교황청 재정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고 한다. 8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2,150여 개의 성직을 매매하여 300만 두카트를 벌었으나 재위 8년간 500만 두카트를 탕진하였고 사망

시 교황청에 80만 두카트에 달하는 빚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이 정도의 금액은 당시 세속 왕국 하나를 여러 번 파산시킬 금액이었다고 한다.

미식가로도 유명했던 그는 한번 잔치를 열었다 하면 300명 이상 대동하여 사냥터까지 이동하며 호화로운 연회를 벌일 정도였다고, 금수저 집안 출신이기에 금전 감각이 없었다고 전해지지만 말이다.

반대로, 사회로부터 소외받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훌륭한 자선가였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1513- 1521년까지 8년간 통치하였고 말라리아에 걸려 46세에 사망하게 된다.

그의 사후에 종교적으로 철두철미한 비오 5세 교황으로 인해 검소한 식단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 218대 교황 - 하드리아노 6세(Papa Adriano Ⅵ), (재위: 1522. 1.9 - 1523. 9.14)

• 219대 교황 - 클레멘스 7세(Papa Clemente Ⅶ), (재위: 1523. 11.26 - 1534. 9.25)

• 220대 교황 - 바오로 3세(Papa paolo Ⅲ), (재위: 1534. 10.13 - 1549. 11.10)

• 221대 교황 - 율리오 3세(Papa GiulioⅢ), (재위: 1550. 2.7 - 1555. 3.23)
• 222대 교황 - 마르첼로 2세(Papa Marcello Ⅱ), (재위: 1555. 4.9 - 1555. 5.1)

• 223대 교황 - 바오로 4세(Papa Paolo Ⅳ), (재위: 1555. 5.23 - 1559. 8.18)

• 224대 교황 - 비오 4세(Papa Pio Ⅳ), (재위: 1559. 12.25 - 1565. 12.9)

• 225대 교황 - 비오 5세(Papa Pi0 Ⅴ), (재위: 1566. 1.7 - 1572. 5.1)


교황 비오 5세는 로마를 신앙심이 투철하고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격한 규율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자신이 속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규율에 따라 종래의 호화스러웠던 교황청의 의식주를 간단하고 검소하게 재편성한 결과 교황청을 수도원과 비슷하게 만들고, 덧붙여 연고자 등용의 금지, 성직자 해당 부임지 상주 거주 의무화, 여인숙 규제, 성매매 금지 등의 조치를 시행하였으며, 교황이라는 최고의 권력을 가졌음에도 예전의 검소한 수도 생활을 평생 병행하였으며 이에 따라 교황청은 도덕과 근면의 모범적인 곳이 되었음은 물론, 교황청의 개혁 또한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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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금요일에 금식과 금욕을 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목요일 저녁에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있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값이 저렴한 음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밀가루와 감자 등의 영양이 풍부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는 뇨끼를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해서 지금도 일부 파스타 집에서는 ‘목요일의 뇨끼(gnocchi di giovedi)'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금욕과 금식이 끝나는 토요일 저녁에는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고기 요리 특히, 소의 위 (trippa)를 먹는 풍습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뇨끼는 우리나라 수제비와 유사한 요리로 이탈리아의 덤플링(Dumpling, 주로 곡물의 가루로 만든 반죽을 다양한 형태의 작은 덩어리로 빚어 익힌 음식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뇨끼는 감자나 세몰리나 밀가루만으로 만들 수 있지만 취향에 따라 시금치, 호박, 리코타 치즈, 밤 가루, 빵가루 등을 반죽에 섞기도 하며 모양과 곁들이는 소스 또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간단한 식사 혹은 메인 요리와 함께 먹으며 수프, 스튜에 넣어 먹기도 하며 이탈리아 정찬에서는 프리모 피아티(Primo Piatti, 코스요리의 첫 번째 요리)로 나온다.


뇨끼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덩어리(lump)’를 의미하는 ‘뇨꼬(gnocco)’의 복수형으로 ‘나무의 옹이(knots in the wood)’를 뜻하는 ‘노끼오(nocchio)’ 에서 유래했다. 이와는 달리 ‘손가락 마디’라는 뜻의 ‘노까(nocca)’에서 유래했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는 아마도 뇨끼의 형태에서 나온 어원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감자를 데쳐서 뇨끼를 만들고 소스에 변주를 줘서 먹는 음식이 보편화되었으며 감자를 껍질째 삶아 으깬 후 달걀, 소금, 밀가루 등과 함께 반죽한 다음 잘게 잘라 끓는 물에 삶는 것으로 맛의 핵심은 감자이다. 수분이 적고 전분이 많은 감자는 삶았을 때 보슬보슬하고 가벼운 식감이 되므로 맛있는 뇨끼의 완성의 핵심이 된다. 반죽도 너무 치대면 질겨지니 주의해야 하며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끈적이지 않아야 잘된 반죽이라고 한다.

밀가루 맛 대신 감자 맛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어야 본고장의 뇨끼라 칭할 수 있다고 한다.


•뇨끼 디 파타테(gnocchi di papate)

‘감자 뇨끼’라는 뜻이며, 피에몬테(Piemonte), 베네토(Veneto), 로마(Roma) 지방에서 즐겨 먹으며 가장 보편적인 뇨키이다. 감자를 으깬 후 밀가루, 달걀과 섞어 반죽을 만들고 반죽을 떡가래 모양으로 밀어 한입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삶는다. 감자 뇨키는 다양한 소스와 잘 어울리며 가볍고 촉촉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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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께띠 디 파타테(gnocchetti di papate)

‘뇨께띠’는 작은 뇨키라는 뜻이며, 뇨끼보다 크기가 작으며 로마 지역에서 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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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올리 베르디(ravioli verdi)

‘초록색 라비올리’라는 뜻이며, 시금치와 리코타 치즈를 넣어 만든다. 토스카나 지방의 피렌체에서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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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방문한다면, ‘목요일의 뇨끼(gnocchi di giovedi)'를 만나게 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맛보는 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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