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기
나는 딸기를 좋아한다
우리 엄마는 그걸 알아서
딸기가 과일가게에 보이기 시작하면
꼭 한 팩씩 사 왔다
안 먹어서 속 썩이던
딸래미가
이제는 얼마나 많이 먹는지도 모르고
많이 먹어봤자
밖에서 얄궂은 거나 먹고 다니겠지 하며
조금이라도 잘 먹는다 싶은 게 있으면
꼭 사다 놓는다
저번주에는
이제 딸기가 안 나온다는 과일가게 아주머니 말에
세 소쿠리를 다 쓸어왔다
또 씻어야 하면 귀찮아서 안 먹을까 싶어
다 뜯어서 씻어 깨끗한 통에 담아두었다
엄마의
배경화면은 할머니가 쥐어준 산딸기 세 알이다
나는 이 빨간 내리사랑이 너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