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시클롭스키, <Art as a Device>
빅토르 시클롭스키 (Viktor Shklovsky)의 'Art as a Device'에 대해 배우고 있다.
시클롭스키에 의하면 일상이 반복되면 우리는 의식하지 않는다.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어떻게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클롭스키가 제안한 그에 대한 답은, 오스트라니예, defamiliarization이다.
기억에 남기려면, 낯설게 하라는 것.
비유적 표현을 쓰는 것이 시적이고 예술적이라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아무것도 아니지만 낯설게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교수님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덧붙이셨다.
"You have to keep showing strange things to yourself."
오늘의 나는 이 문장에 벅차오름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 지하철을 타고 한번 환승해서 내린 다음 버스 줄에 선다.
대학교를 5년을 다니다 보니 (5년제 학과에 재학 중이냐는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이 루틴은 그냥 내 몸에 배여 버렸고 지하철에 타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내릴 역쯤에 도착하는지도 알아버렸다.
내가 어떤 길을 걷는지, 그 길가엔 어떤 꽃이 피어 있는지를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다.
이렇듯 무의식은 우리가 효율적으로 일상을 살아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아주 유용한 도구이지만,
반대로 많은 것들을 놓치게 하기도 한다.
새로운 경험을 했을 때, 벅차오름을 느낀 순간에 나는 이를 기억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 있다.
처음에는 눈앞에 펼쳐진 모든 걸 의식적으로 뜯어본다. 어떤 건물이 있고 날씨는 어떻고 사람은 몇 명 정도가 있으며 그 사람들의 생김새까지 하나하나 관찰하고는 머릿속에서 문장으로 만든다.
그다음에는 눈을 감고, 소리를 듣는다.
그러고는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공기의 냄새를 맡고 살갗에 와닿는 감촉을 기억한다.
이렇게 저장해 둔 기억들은 정말 소중하다.
익숙해지며 주변의 것들이 기억 속에 뭉개져 갈 때,
내 삶을 예술적으로 살아내고 있다는 행복감을 준다.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이상한 것들을 보여주고,
평생 낯선 것들을 마주하며 예술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