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겹, 또 한 겹 마음을 두드리며
한 겹 또 한 겹
마음을 두드리며
얼굴도 두드린다
타인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마음에 평화를 얻기 위해
자외선을 막기 위해—
얇은 가면이
한 겹, 한 겹 쌓여간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만족하지 못하는 나를 달래기 위해
또 한 겹 덧입힌다.
선한 눈엔 힘을 주고
볼에는 홍조를 얹고
하얀 분을 바르고
거울 너머로 걸어 나간다.
완전무장의 여전사
마음의 방패는 어느새
화장 속에 묻힌다.
낯선 아름다움이 문을 두드린다
익숙한 얼굴은 어디에 있는가
참으로 난감한 마음
길가에 조용히 스며든다
채송화가
유난히 고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