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의 고백

하얀 박하사탕으로 위장하고

by 바람처럼

나는

풀향 가득한 박하사탕

달콤한 사랑으로 입안이 환해지는


봄, 여름, 가을을 엮어

사람에게 건네주자

버려진 아이처럼

빈 들에 던져졌다


찬바람 가득한 벌판,

어둠 속 빛나던 별똥별처럼

검불 속 굴러온 공룡알처럼

가만히 누워 있다


순한 눈망울의 소를 보면

씹히는 순간에도

엄마가 생각나겠지

힘 빠진 검불 곁에

덩그러니 놓인 이 쓸쓸함


나는

누군가의 밥이라도 되어

만남을 시도했다


입안이 환해지는

하얀 박하사탕으로 위장하고


만남은 여전히

희망을 꿈꾸게 하고,


모두에게 잊혀

모두를 찾아 떠나는

나는 박하사탕


하얀 옷 돌돌 말고

풀향 가득 품은 채

벌판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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