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슬픔에 가깝다

by 바람처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오미자는 빨갛게 익어갔다


요란한 광풍이 휘몰아치고 난 뒤

무심코 들여다본 넝쿨 속,

예쁘고 말간 얼굴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


떠나 간 이도

남은 이도

각자의 길이라 속삭이며

미련 없이 넝쿨에서

툭 툭 떨어졌다


잘 익은 열매를

말갛게 씻어 유리병에 담는다

슬픔이 새어 나올까

입구를 굳게 봉하고 돌아섰다


풀이 무성한 농원 한 귀퉁이

오미자넝쿨이 바람에 출렁인다

얼핏 드러나는 선홍색 알갱이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슬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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