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대마왕이 되다
2006. 6. 2. 20:17
새벽부터 딸아이가 많이 아팠다.
응급실에 다녀오고,
아침 대신 먹던 죽도 중간에 다 토해냈다.
파김치가 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나의 보살핌이 부족했나…
어미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 아이를 아프게 한 건 아닐까.
죄책감이 밀려왔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저녁에 귀가한 아이를 병원에 다시 데려갔고,
진료를 받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다.
“ㅇㅇ이 좀 어때요?
하루 종일 아팠지만,
음악 시간엔 수행평가 한다고 들어가서 레코더 불고 왔어요.
아이들이 독하다고 해요. 아픈데도 할 건 다 한다고…”
전해 들으며,
가슴이 아팠다.
그놈의 성적이 뭐라고…
그래도 아픈 몸으로 최선을 다하는 아이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병원 다녀온 뒤
조금 생기가 도는 아이를 보며 다짐한다.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처럼, 정성을 다하자.
지금, 그 아이는…
나를 애 다루듯 하는
잔소리 대마왕이 되었다.
시간, 참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