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아침밥

너는, 하루의 시작 점

by 바람처럼

한 입이면

온몸에 스며드는 달콤함

청량한 새콤함,

단번에 잠이 깬다


손에 잡히는 작은 태양은

빨간빛으로 우울을 털어내며

하루를 연장시킨다


아침이면 밥을 지었지

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치며

종종거렸지


분주하던 그 시간들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같이 먹을 사람 대신

앉아있는 고요,

시간 속에 멈춰버린

여기저기 널브러진 허기


겨울을 지나

눈물의 터널을 건너

나의 손을 잡기까지,


우린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별개였다


내게 오기까지

너는 평범한 사과

나는 밥 짓던 여자


사람들이 봐도

너는 사과

나는 여자


우린 꽃으로도 살았고,

풋풋한 싱그러움이기도 했다


새벽이슬에 젖어

온몸으로 우주의 기를 모은 적도 있었지


서로가 서로를 당기며

오로지 한 곳을 향해 달려왔던 시절


그 끝에 선

텅 빈 여자의 고마운 아침밥, 너는


그리고 하루의 시작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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