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이 끝나도 마음은 가을
여름같던 날들이 사라졌다
초겨울의 손끝이 목덜미를 스쳐도
햇살은 따뜻했다
가을 채소를 쌓아둔 자리,
서로 다른 눈길들이 스쳤다
팔아야만 하는 눈
담글까 망설이는 눈
흙의 전통은
시간의 손끝에서 흔들리고,
김장의 향은 새로운 기세로 번졌다
수육 위 김치
“역시 이 맛이야”
세대의 말투가 오랜만에 겹쳐졌다
김장이 끝났는데도
가을은 서성이고...
붉은 잎, 노란 잎—
바람에 흘러내린다
데구루루 ㅡ
낙엽 하나가 발끝으로 굴러왔다
김장을 끝낸 마음,
눈부신 가을이
이제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