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개들의 송년회

겨울을 데우는 친구들

by 바람처럼

문을 들어서니

희미한 얼굴이 웃고 있다


“눈이 오는데 왜 더 외로운 거냐?”

혼자 사는 친구,

잔을 부딪치며 푸념한다


"사람 말고 취미를 키워 봐, "

꽃으로 집을 채운다는

제라늄 닮은 친구


자식을 가슴에 묻은 채

음식을 나르는 친구


다리를 절며 다가와

“어제 퇴원했어… 여기 오려고.”

눈발을 털어내는 친구


말없이 뜨끈한 국수를

덜어주는 친구,


그 한 그릇에

서늘한 마음 녹이며


조금씩, 아주 느리게

친구들의 얼굴이 선명해진다


흩어져 살다가도

겨울이면 모이는 친구들


눈이 오면 더

외로울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 와

겨울을 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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