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해지 Mar 08. 2024

[책리뷰#4]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2편 방향성)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이윤주-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든 사람들




읽으면 좋은 내용


1. 매 순간이 도전인 시장 개척, 어떻게 견뎌내지?

앞서 새로운 시장은 필연적으로 낡은 시장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시작 단계부터 많은 문제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어쩌면 근거 없는 낙관적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계획하고 추진함에는 이성적이고 냉정한 태도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바라볼 때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힘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상상력과 긍정적 믿음이 필수불가결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리더는 미래의 기회보다 미래의 위험에 초점을 맞추는 유혹을 거부해야 한다 <<미래의 속도>> 중에서

EO채널의 영상을 보다 너무 공감 가는 구절이 있었다. 릴레잇 정상용 대표님이 말씀하시길, 창업가는 내 아이템은 무조건 될 거라는 자신감과 내 아이템은 무조건 안될 거라는 의심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했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니 매 순간이 난관일 것이다. 이런 난관을 이겨내려면 근거 없는 낙관적 마음가짐을 가지는 감정적 영역과 매 순간 내 아이템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이성적 영역중용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력이 언젠가는 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동기를 끝까지 놓지 않고 사업의 나침반으로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성공사례를 보면 새로운 시장에 대한 바람이 긍정적이고, 사람을 위하고 있으며, 현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데 도움을 주는 종류의 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시장의 초입에서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다면, 다른 어떤 것보다 새로운 시장을 향한 문제의식이 무엇이고, 그 동기가 선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식과 선한 동기는 실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며 겪게 되는 무수한 고난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오랫동안 길을 잃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의 철학이 지도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세계의 등고선은 산의 등고선과는 달리 계속 변화하며 경고는 빈약하다. 우리의 철학은 이런 비즈니스 세계에서 선명한 지도가 되었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중에서

실제 파타고니아가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여러 사업 전략과 마케팅을 펼쳐온 것을 눈으로 봤기 때문에 이 구절이 더 와닿았다. 실제 아웃도어스포츠 오타쿠인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븐은 파타고니아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피톤'이 바위를 훼손한다는 것을 알고서는 해당 제품 생산을 중지시켰다. 


파타고니아의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


창업자든 창업자가 아니든,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줄 수 있는 긍정적 가치가 있다고 믿는 순간부터 내가 하는 일은 단순히 노동력을 주고 돈을 받는 행위를 넘어 크나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칸트의 묘비명에 이런 말이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탄과 경외로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 머리 위 별이 빛나는 하늘과, 다른 하나는 내 마음속 도덕법칙이다."



2. 판교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에 한 번쯤, 완전히 몰입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시면 좋겠어요. 저는 당근마켓이 만들어지던 초기에 남편과 함께 합류했는데 거의 몇 년간은 일과 생활의 구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모두가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네 커뮤니케이션을 새롭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문제의식과 비전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몰입하여 그것을 즐겁게 느끼고자 한다면, 본인의 가치관과 비전에 맞는 영역을 잘 찾는 게 가장 중요할 수도 있어요. 깊이 생각해보시고, 인생의 일정 시간을 내던져서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격변하는 세상 속에 해줄 수 있는 말이 더 없네요. 다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만큼은 두려워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그렇지만, 지금 실패하더라도 이전의 커리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기간은 길어야 2~3년이고, 그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한다면 너무 때가 이른 것이거나 안 될 시장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또 다른 시장으로 가보시면 됩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을 조금 특이한 경력으로 넣어두시면 언젠가 빛을 발할 날이 오기도 할 것입니다. 그로부터 얻게 된 경험과 지식도 다음에 할 일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될 것이고요. 그러니 도전을 두려워 마세요. 지금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경력이 중간에 끼어 있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행복하게 삽시다! 꼭 창업을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창업팀에 소속될 필요도 없어요. 다만, 무엇인가 몰입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그리고 그 일을 잘하려면 스스로 기획적인 고민들을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내가 하는 일의 최종 고객은 누구인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나 니즈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래야 하는 일로부터 보람도 느낄 수 있고, 이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책 마지막에는 판교에서 치열하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판교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 불안정한 20대를 보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특히 "지금 실패하더라도 이전의 커리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 주었다. 




전체적인 리뷰

책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 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좀 아쉬웠던 부분은, 타서 인용이 너무 많았다.... ㅜㅜ 특히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 책 내용을 풀어 설명하는 내용이 반을 차지하는 것 같다. 브런치 글을 많이 쓴 건 아니지만, '읽으면 좋은 내용'에 이렇게 타서 인용 구절을 많이 가져온 건 처음이다. 책의 골자가 부드럽게 진행되기보다는 중간중간에 여러 유명한 스타트업 책들 인용문을 껴와서 책이 진행되는 느낌이다. 창업가 필독서인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이나 '제로투원'의 내용도 꽤 나오고,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내용이 많아서 아쉬웠다. 


다만 저자의 시장 개척에 대한 깊은 고민은 느낄 수 있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이 유퀴즈에 나와서 재미없는 영화는 있더라도 진심이 없는 영화는 없다고 했다. 책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이번 책은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원고작성을 하며 수없이 고민했을 작가의 의도를 잠시나마 공감해 보려 노력하고, 책에 담긴 진심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니 또 나름 흥미를 붙이고 읽어 독후감이 풍성해지게 되었다.


사실 우리 삶에 조언은 자주 찾아온다. 그 조언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가 99%인 것 같다. 링컨 전 미국대통령이 11살 소녀가 보낸 수염을 기르라는 조언을 담을 편지를 읽고 수염을 기른 후 대통령에 당선되고 빽빽한 수염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처럼, 사소한 조언일지라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책 속의 구절일지라도 어떻게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기획자 추천 도서

                    

작가의 이전글 [책리뷰#4]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1편 시장 진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