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이야기 시즌 1
멍곰이는 봄과 여름 사이의 아주 맑은 날
산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어요.
해가 강렬하게 멍곰이를 비추어 줍니다.
해가 멍곰이를 따라 다니는 걸까요?
멍곰이가 따라 다니는 걸까요?
멍곰이의 얼굴이 환하고,
온 세상이 들 떠있는 것 같아요.
마치 여름을 맞이하려는 듯이요.
처음 간 곳에서 멍곰이는
'하마공원'이라는 팻말을 봐요.
'하마공원?'
하마가 살고 있는 거야?
왠지 으스스 한데?'
멍곰이는 하마 공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공원으로 들어가 보았어요.
공원 중간쯤 들어서자
하마 동상옆에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분수가 보였어요.
'아~ 하마 동상이 있어서 하마공원이구나.
실제 하마가 없어서 다행이야.'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보였어요
'나도 발 좀 담궈 볼까?'
멍곰이는 많이 걸어서 흙으로 지저분해진 자신의 발을
바라보며 쓰윽 미소를 지었어요.
분수대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강아지들에게 눈길이 가요.
세마리의 검은색 강아지들이
한마리의 더러운 흰색인지 회색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강아지를 둘러싸고 있었어요.
멍곰이는 옆에 슬쩍 가서 검은색 강아지 중에서
대장처럼 보이는 강아지가 하는 말을 들었어요.
“여긴 우리들이 노는 공간이라고.
너같이 더러운 강아지가 올 곳이 아니야.
다른 곳으로 가.”
“저도 여기에서 놀고 싶어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원은 여기뿐 이라고요.
저도 저 물에서 놀고 싶어요”
더러운 강아지가 말했어요.
“여긴 우리의 공간이라고.우리 화나면 무섭다”
강아지들이 눈썹을 추켜새우고 으르렁 거렸어요.
“죄송한데요. 같이 놀면 안 돼요? 모두 같이요”
엿듣고 있던 새삼 착해 보이는 멍곰이가
자신도 모르게 용기 내어 말했어요.
“안돼. 너도 못 보던 강아지네.
하하하! 눈에 그 멍은 뭐지?
너도 좋은 말 할 때 다른 곳으로 가”
"좋은 말 아니잖아요?
이건 같은 강아지를 괴롭히기 위해서
짖는 거잖아요?"
"저는 개버드 대학교에서 교수님께 배웠어요.
다른 강아지를 괴롭히려고 짖는 건
사람들이 욕을 하는 것과 같다.
강아지는 특별한 경우 빼고는 서로에게 짖지 말고
정중하게 말로 해야 한다고요.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리고 죄송한데요.
저 벌써 물에 발을 담궜어요.”
강아지들은 멍곰이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어요.
물이 고인 바닥에 멍곰이의 발을 씻은듯한
더러운 흔적이 있었어요.
“너 우리들의 공간에 무슨 짓을 한 거야?”
강아지들은 멍곰이를 잡으려고 쫒아갔어요.
멍곰이는 펄쩍 펄쩍 잘도 도망쳤어요.
더러운 강아지는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분수대에서 조용히 물놀이를 하기 시작했어요.
강이지들은 집요하게 멍곰이를 쫓아왔어요.
공원을 나와 찻길을 건넌 멍곰이는
‘모두 다 있는 상점’이라는 가게를 보았어요.
'일단 저기로 도망치자’
멍곰이는 상점문을 열고 지하로 뛰어갔어요.
뒤에는 세마리의 못된 강아지들이
따라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이런 잡히겠네.’
주변을 둘러본 멍곰이는
인형들을 쌓아둔 곳에 뛰어들어서
다른 인형에 붙어있던 5,000원이라고 적힌
바코드를 떼어서 자신의 엉덩이에 붙인 듯이 대고
숨을 죽이고 있었어요.
같은 강아지들끼리는 뭉쳐야지 편갈라서 싸우면 안 된다고.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 뭉쳐야 잘 헤쳐 나갈 수 있어.
서로 미워하게 되면 남는 걸 결국 상처뿐이란 말이야.
강아지들은 멍곰이가 있는 곳을 둘러보더니
찾지 못하고 나가버렸어요.
‘다행이다. 휴~’
그때 저만치에서 한 명의 여자아이가
걸어오고 있어요.
눈빛이 심상치 않아요.
왠지 자신이 팔릴 것 같았어요.
'이런 팔리기 전에 얼른 도망쳐야겠다. '
엉덩이에 살짝 걸쳐놓은 5,000원이라고 적힌 바코드를 떼고
얼른 도망쳤어요.
멍곰이는 세마리의 강아지들에게 목격될까 봐
걱정이 되어서
나무와 나무, 건물과 벽과 벽 사이를 숨어가며.
초조한 총총걸음으로 꼬리를 세우고 뛰었어요.
발바닥에 땀나도록 집으로 뛰어갔어요.
멍곰이는 괜찮은 걸까요?
멍곰이 이야기 시즌 1의 6화 부터 11화까지는 연결된 이야기예요.
매주 수요일 연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