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쉬운게 아니야!

멍곰이 이야기 시즌 1

by 글 쓰는 멍

집으로 뛰어 들어온 멍곰이를 보고

엄마와 대순이 복순이는

놀랐어요.

털에 더러운 흙들이 다 묻고

발바닥에는 땀과 흙이 섞여서 너무 더러웠어요.

"멍곰아!"

엄마는 잠시 생각했어요.

그리곤 바로 물을 한 컵 마시게 했어요.

'무슨 일인지 물어볼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건 분명한데.

때로는 무슨 일인지 묻지 말아야 할 때도 있는 거야.'

엄마는 웃으며

"멍곰아 신나게 놀았나 보구나. 오늘은 씻어야겠는데?"

멍곰이는 다행이다 싶었어요.

다른 강아지들에게 쫓겼다고

말하기엔 견존심이 상했거든요.


2주일이 지났어요.

멍곰이는 차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그 세 마리의 강아지들을 다시 만날까 봐 겁이 났어요.

솔직히 한 마리는 이길 자신이 있지만

세 마리가 한꺼번에 덤비면

이길 자신이 없었거든요.

천하의 멍곰이라도 그건 무리라고 생각했어요.


밖에 나기지 않는 멍곰이를 눈치챈 아빠가 술을 먹고

집으로 온 저녁

"어이~멍곰이 이리 와.

너 마지막으로 나간 게 언제야?"

"저 2주 전에 나갔어요."

"집에서 뭐 하는데?"

"밥 먹고 텔레비전 보고, 자고 쉬는데요?"

"이 녀석아 아무리 일이 없어도

밖에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야지!

정 나가기 싫으면 내일부터 하루 세 번

설거지라도 해!"

멍곰이는 아빠한테 으르렁대고 싶었죠.

하지만 삼시 세끼를 멍곰이의 고구마를 삶아주느라

힘든 엄마를 보며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았어요. 그러면 고무장갑 사주세요."

"고무장갑은 무슨 고무장갑이야.

너 앞발 줘봐, 봐 앞발이 튼실하잖아. 넌 장갑 안 껴도 돼."

멍곰이는 살짝 눈물이 핑 돌았지만

다음날부터 하루에 3번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어요.


멍곰이가 설거지를 도와준 지 5일째가 되었네요.

살림꾼이었죠.

주방이 엄마가 일을 했을 때보다 더 빛이 나요.

멍곰이는 혼자 살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안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그래서 설거지도 아주 잘해요.

'저 녀석, 생각보다 잘하는데?'

엄마가 주방을 보며

흐뭇해하고있는데

멍곰이가 울먹이며 외쳤어요.

"엄마 나 앞발이 이상해."

엄마가 멍곰이의 앞발을 보았죠.

"이런 너 주부 습진이 생겼구나!"

멍곰이는 갑자기 놀랐어요.

'내가 주부습진이라고!'

서러움이 밀려왔어요.

'세 마리의 강아지에게 쫓길지언정 나갈거야.

주부습진까지 걸리다니 너무 속상해.'

멍곰이는 점심 설거지를 멈추고

바로 집을 나갔어요.

밖으로 나가다

아파트 입구의 게시판을 보는데 공고가 있었어요.



7월 17일에 오픈할 강아지 도서관 직원을 구합니다.

면접 날짜 : 7월 2일

시간 : 오후 2시

장소 : 강아지 도서관 신축 건물 1층 로비

채용 직원 : 강아지 세 마리



멍곰이는 이때다 싶었죠.

개버드 대학교도 그냥 들어간 게 아니예요.

워낙 책을 좋아한 멍곰이는

언젠간 도서관에서 일해보고 싶었어요.

"이건 운명이야.

집밖에 나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아니야.

30분 뒤잖아. 심지어 도서관은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야.

얼른 가 보아야겠어."


'원했던 일을 할 수 있을 수도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건

그 어떤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는 곳 보다 더 행복한 일이야.

난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의무가 있어.

이때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나에게 기회가 온 거야.'


도서관은 생각보다 컸어요.

강아지들이 들어가기 쉽게 계단보다는 그냥 길로 되어있는

입구에는 발을 닦을 수 있는 아주 큰 발 매트도 깔려있었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멍곰이는 왠지 가슴이 뛰었어요.


'두둥 두둥'

입구는 센서 자동문으로 되어있었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층고가 높은 로비가 나왔어요.

로비 양쪽 벽에는 추천하는 책들이 있었고

가운데에는 앉아서 책을 볼수 있는 소파와

그 옆으로 책 소독기가 있었죠.

그리고 앞쪽으로는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책상이 몇 개 있었어요.


면접을 보러 온 강아지가 20마리 정도 있었어요.

멍곰이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

흰색 강아지와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 있는 면접관에게 대답했어요.


"저는 개버드 대학교를 나왔어요.

아주 많은 책을 읽었고 공부를 많이 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어요.

저에게 책이란 견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최고의 선생님이죠.

강아지도 책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면접관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하얀색과 검은색 무늬가 섞여있는 면접관은

심지어 눈물까지 글썽였어요.

합격자는 그 자리에서 발표가 되었어요.

멍곰이는 어떻게 됐냐고요?

제일 처음 이름이 불렸어요.

"합격자들은 여기 이 기계에 앞발 지문을 등록하고 가셔야 합니다.

저희 도서관은 모든 출입구가

앞발 지문을 인증받아야 문이 열립니다.

여기 기계에 등록하고 가세요.

멍곰이는 먼저 오른쪽 앞발을

기계에 올려놓았어요.


앞발 지문이 등록되지 않습니다.

앞발 지문이 등록되지 않습니다.

앞발 지문이 등록되지 않습니다.


지문 등록기에서 계속 오류 안내가 나왔어요.

십분 정도 계속 등록 요청을 했는데

등록이 되지 않네요?

흰색 털 면접관님이 앞발 좀 보자고 하셨어요.

"이런 주부습진에 걸렸네요.

저희 지문등록기 설명서에 보면

주부습진에 걸리면 지문 등록이 안된다고

되어있어요.

저희 규정상 지문 등록이 되지 않으면

직원으로써 도서관에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채용이 취소됨을 알려드립니다."

"면접관님 저 며칠뒤에 주부습진 나을수 있어요.

연고 열심히 발라서 나아서 나올께요.

며칠만 말미를 주시면 제가 꼭 지문등록할께요."

멍곰이는 울면서 면접관님께 사정했지만

면접관님은 죄송하다며 멍곰이의 채용을 취소시키고

다른 강아지를 채용했어요.


'때로는 행운이 내 코앞까지 왔다가 다시 멀어져 갈 때가 있어.

행운은 언제나 내 편이 되지 않아.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넌 더 큰 미로에 갇히게 되지.

인생은 그런 거야.

행운을 확실히 붙잡기 전에는 내 꺼라고 단정하지 마!

방심하지 마라고!'


멍곰이는 고개를 푸욱 숙이고

집으로 들어갔어요.

멍곰이의 뒷모습이 너무나 애처롭네요.

주부습진 때문에 손도 많이 가려울텐데

멍곰이의 처지가 너무 가여워요.

처벅 처벅 걸어가는 멍곰이의 뒤로

그것을 지켜보는

웬 어두운 강아지 그림자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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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곰이 이야기 시즌 1의 6화 부터 11화까지는 연결된 이야기예요.
매주 수요일 연재가 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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