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도서관에 드디어 입성하다

멍곰이 이야기 시즌 1

by 글 쓰는 멍

'할아버지가 강아지 도서관을 지으신 거야?'

멍곰이는 잠시 눈시울을 붉히며

할아버지가 잘 지내시길 기도를 했어요.

멍곰이는 할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어요.

사진으로만 보았죠.

자신을 닮은 갈색과 멍든 눈

할아버지인데도 새삼 착해 보이고 귀여워요.

'언젠간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눈에 맺힌 눈물을 훔치고 천정을 한번 쳐다보며

정신을 차렸어요.

다른 강아지들도 각자 여기저기 둘러보며 감탄하네요.


로비 한 곳에 직원들의 긴 책상이 있어요.

"도서대출증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멍곰이가 흰색의 강아지에게 물었어요.

물론 면접장에서 만났던 강아지예요.

"여기 종이 작성해 주시고요.

강아지 등록증 저에게 주세요."


멍곰이는 등록증을 주고 종이를 천천히 작성했어요.

아이디 mung mung

비밀번호 pretty mung

이렇게 만들었죠.


멍곰이는 아이디가 적힌,

강아지 그림이 있는 도서대출증을 받았어요

하늘을 나는 것처럼 너무 행복했어요.


강아지 도서관은 총 3개의 열람실이 있어요.


4층 지식을 원하는 강아지 열람실

3층 에세이, 시, 소설 관련 강아지 열람실

2층 애니메이션, 동화, 잡지 관련 강아지 열람실



멍곰이는 먼저 애니메이션, 동화, 잡지 관련

열람실에 들어갔어요.

숲이 생각나게 하는 초록색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동화책을 펼치는 순간

멍곰이는 너무 기뻤어요.

그동안 사람들을 위한 동화만 보다가

강아지를 위한 동화를 보니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요.


'세상의 주인공이 별게 있어?

책을 봤을 때 꼭 그 책이 내 이야기 같으면 그게 주인공이지!

아 맞아 이거야!하고 공감하게 되면 내가 주인공이 되는 거고,

내가 여러 개의 삶을 살게 되는 거지!'


어느덧 12시가 되었네요.

멍곰이는 강아지 도서관의 5층에 있는 휴게소에서

엄마가 챙겨준 고구마 맛탕과 물을 먹고

3층 에세이, 시, 소설 관련 강아지 열람실로 서둘러 갔어요.

너무 궁금해서 가슴이 두근거렸거든요.

학교를 연상하게 하는 교실 모양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죠.


폴짝폴짝

저기 저 높은 곳에 멍곰이가 보고 싶은 책이 있네요.

"에이 너무하다 저 높은 곳에 책을 두다니

선생님 저 책을 꺼낼 수 없을까요?

직원도 키가 작았죠.

사다리를 들고 오더니 올라가서 꺼내 주어요.

"도서관 책은요 손으로 꺼낼 수 있는 위치에 두어야 해요.

저렇게 높이 두면 안 된다고요."

오지랖퍼 멍곰이가 한소리 하자

책을 꺼내주던 직원이 으르렁거리려고 하다가

자신은 친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했는지

그냥 가버리네요.


어렵게 꺼낸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어요.

"재미가 없어서 위에 두었나 보다."

멍곰이도 자신의 말이 우스워서

혼자 키득키득했어요.


3층을 다 둘러보고 2시쯤 되었네요.

4층 지식을 위한 열람실로 갔어요.

"여기만 보고 집으로 가야지!"

도서관 가장 안쪽 구석의 제일 아래 칸 한편에

무언가 책에서 빛이 나네요.

"뭐야? 책에서 빛이 나다니."

책을 꺼내니 갈색 표지에 제목이 없어요.

멍곰이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 보았어요.

아무 내용도 없는 책을 다섯 장 정도 넘기니


오리는 늘 그랬듯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았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오늘의 자신을 생각하며

이처럼 아름다운 별이 터무니없는 장면처럼 느껴졌지.





"이 책 뭐야?

3줄밖에 내용이 없어. 너무 특이한데?

대출해 가야겠다."

처음 만든 대출증으로 대출을 하려고 직원에게 책을 주니,

제목 없던 책은 '재미없는 책'으로 제목이 나타났어요.

멍곰이는 헉~~하고 속으로 놀랬지만

내색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신났어요.

왠지 도서관에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할아버지 동상을 뒤로하고

집으로 총총걸음으로 달려간 멍곰이는

제목이 사라진 갈색 책만 쳐다보았죠.

밤이 되고 궁금증을 안고 스르륵 잠이 들었어요.

'허엉~~허엉~'

멍곰이가 코를 골고 있네요. 무슨 꿈을 꾸는 걸까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인상을 쓰고 있어요.


"멍곰아"

멍곰이는 어디에서 들리는지 몰라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저기 저 언덕 넘어 할아버지의 동상 같기도 하고

실제 그림자 같기도 한 검은색 허름한

마법사 망토를 두른 실루엣이 멍곰이에게 말해요.

할아버지: 멍곰아! 할비다.

멍곰이: (울먹이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멍곰아!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그 한마디하고 할어버지의 형상은 안개처럼 사라졌어요.

멍곰이: (울먹이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멍곰이는 할아버지를 부르며 꿈에서 깼어요.

뭐지? 멍곰이는 땀에 젖은 몸으로 거실로 조용히 나와

도서관에서 대출해온 책을 펼쳐보았어요.

어두워서 내용이 보이지 않았어요.

식구들이 꺨까봐 차마 불을 켤 수가 없었어요.

멍곰이는 창가로 다가가 달빛인지 별빛인지 모를 빛에

책을 펼쳐보았어요.

빛에 기다렸다는 듯이 몇개의 글씨만이 반짝반짝 거려요.


리는 그랬듯이 하늘의 별을 바라보았어.

친구들에게림을 받았던 오늘의 자신을 생각하며

처럼 아름다운 별이 무니없는 장면처럼 느껴졌지.



"그래 그거야! 그거!"

"오...... 늘....... 밤........ 놀....... 이........ 터"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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