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도서관 문이 열리다

멍곰이 이야기 시즌 1

by 글 쓰는 멍


집으로 돌아온 멍곰이는 주부 습진 때문에

도서관에 취직을 못했다며 엄마에게 울면서

말했어요.

크고 귀여운 얼굴에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죠.

엄마도 속상했어요.


멍곰이 견생의 소원 중 하나가 도서관에서

일해보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 마음도 찢어졌어요.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죠.

조용히 멍곰이의 손과 발을 씻어주고

손에 연고를 발라주었어요.

그리고 멍곰이를 안아서 쓰다듬어 주었어요.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나요?

슬픔으로 닫혔던 멍곰이의 마음에 봄바람이 불고 있네요.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너무 포근해요.


'좋아하는 사람이 해주는 위로를 받는 건

전망 좋은 확 트인 언덕에서 선선한 바람을 쐬는 것과 같아.

선선한 바람은 나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지.

때론 나도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위로를 받지.

비록 사방이 적일지라도 가족이 있다면 난 외롭지 않아.'


멍곰이는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이 들었어요.

너무나 포근해서

꿈에서도 멍곰이는 선선한 들판에 누워서 산뜻한 바람을

쐬는 꿈을 꾸었어요.


10일 후 강아지 도서관에 문이 열리는 날이 되었어요.

이제 세 마리의 강아지들에게 쫓긴지도 한 달이 넘었고,

강아지 도서관에 가는 건 멍곰이의 꿈이었기 떄문에

외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이런 새벽 5시 37분이잖아. 잠이 오지 않아, 너무 설레'

멍곰이는 새벽부터 일어났어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해가 뜨는 창가에 앉아서 짧은 다리를 꼬지는 못하고

그냥 펴고 앉아서 명상을 했어요.

멍곰이는 명상을 끝낸 후

빨간 가방에 도서관에서 필요한 물건을 넣었어요.

꽤 많은 물건을 넣었는데도 빨간 가방은 홀쭉하죠.

아무것도 넣지 않은 것처럼요.

하지만 필요한 순간에 수도 없이 물건들이 나와요.

비옷, 우산, 도시락, 장화, 연필, 풍선, 가위 등 수도 없이 나와요.

멍곰이는 빨간 가방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해요.

빨간 가방에는 멍곰이의 소중한 물건들이 다 들었으니까요.


거실로 나왔더니 그새 엄마도 깨어있네요.

"엄마 나 도시락 싸줘."

"안 그래도 너 도시락 싸주려고 일찍 일어났어.

도서관 9시에 문 연다는데 더 자 멍곰아."

"너무 설레어서 잠이 안 오는걸"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강아지 도서관인데

멍곰이는 8시 20분에 엄마가 싸준 도시락과

도서대출증을 만들기 위한 강아지 등록증이 들어있는

빨간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어요.

깡충 깡충 멍곰이의 뒷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밝아 보여요.


9시가 되자 강아지 도서관 앞에는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강아지들과

관계자들이 입구 커팅식을 하기 위해서 서있었어요.

면접을 보았던 면접관들도 있네요.

한 명의 갈색 관계자 강아지가 입구에 서서 ,

기다리는 강아지들을 향해 말했어요.

커팅식에 한마리의 일반 강아지도 참여할 수 있어요.

제가 지목하겠습니다.

그리곤 앞에 서 있는 강아지들을 쳐다보았어요.


멍곰이는 실눈을 뜨고 세상 착한 얼굴로

관계자를 쳐다보았죠.

강렬한 해가 벌써 환하게 빛나네요.

그 해는 강아지들을 비추고 유독 그 강아지들 중에서

빛나는 강아지가 있었죠.

바로 사랑스러운 멍곰이의 얼굴이 번쩍번쩍 빛이 나네요.

윤기가 좌르르 흘러요.

감독관님 눈에도 멍곰이가 빛나는 걸까요?


"저기 눈에 멍이든 강아지를 지목하겠습니다."

모두들 멍곰이 쪽을 쳐다보았어요.

처음에 멍곰이는 어리둥절했어요.

"저요? 선생님 저요?"

"네 맞아요,"

모두들 부러운 듯 쳐다보았어요.

5마리의 관계자들과 일반 강아지 대표 멍곰이가 나란히

커팅식을 하기 위해서 서 있었어요.

멍곰이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가위를 받아들고 가운데에 섰어요.

"하나 둘 셋하면 같이 자르는 거예요."

멍곰이의 손은 살짝 떨렸어요.

살짝 눈을 감았죠.

사람들과 강아지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요.

멍곰이는 '꿈을 꾸는 건가?' 생각했어요.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서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곳에 대표로 처음 들어갈 수 있는

행운을 가진다는 건 자주 있는 건 아니지.

나는 알 수 있어 그동안 내가 가졌던 모든 시련들은

이런때 보상이 되는 거라는 거.

세상에 공짜는 없어.

그러니 슬픔은 슬픔대로 기쁨은 기쁨대로 다 의미가 있는 거야.'


모두가 동시에 외쳤어요.

"하나, 둘, 셋"

멍곰이는 떨리는 손으로 가위질을 했어요.

쓱싹 줄이 잘리고 한 명 한 명씩 박수를 치며 강아지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미 면접을 보러 로비에 가본 적이 있는 멍곰이이지만

멍곰이도 이 순간만은 자제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 황홀했어요.


면접 보던 날에 보았던 로비에

그때는 없었던 큰 강아지 동상이 서 있었어요.

그것도 멍곰이 처럼 눈에 멍이 있는 강아지 동상이요.

아주 웅장하게 로비 가운데 서있었어요.

"여기 이분이 저희 강아지 도서관을 지을 수 있게

토지와 예산을 지원해 주셨습니다."

그분에 대한 설명이 있는 안내판을 보았어요.


멍사

전, 강아지 마법학교 교수

강아지 도서관의 토지와 예산 기증


"멍곰이는 깜짝 놀랐어요.

이분은 우리 할아버지잖아?"



79f430e9-aee7-4e9d-832a-fb0ca54d8996.png
멍곰이 이야기 시즌 1의 6화 부터 11화까지는 연결된 이야기예요.
매주 수요일 연재가 됩니다.

수요일 연재
이전 07화취업은 쉬운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