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누구를 위한 성형인가?

성형 전 나를 돌아보는 외모자존감이 중요한 이유

요즘 10명 중 9명이 성형이나 시술을 했을 정도로 많이 한다.  그중에 성형의 시작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그랬기 때문이다.  성형 통계 조사로 우리나라가 가장 성형을 많이 하는 나라 1위라고 한다.  여기에는 외모 지상주의가 한몫을 한다.  외모지상주의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은 예쁘고 잘생긴 것에 본능적으로 더 끌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성형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문제는 외모차별과 조롱, 비하로 인해 발생한다.  지인이나 이성교제에서 외모로 인해 놀림의 대상이 되거나 불쾌한 경험을 한 여성일수록 성형을 할 의향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20대 후반이었을까?  지인의 소개로 잠깐 만났던 사람이었다.  한참 교제 중에 지인이 연락 와서 전해주었던 말은 내게 상처를 주었고, 헤어짐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했었다.  한 때는 가장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그 사람과 교제 중에 전해 들었던 말이라서 더욱 실망이었다.  그 말은 '내가 밥을 먹을 때 쩝쩝 소리를 내면서 먹는 게 싫다'는 것이었다.  왜 나한테 직접 말하지 않았을까?, 나는 진짜 쩝쩝 소리를 내면서 밥을 먹는가?, 이제 내가 싫어진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자는 말은 왜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밥은 왜 먹자고 하는 걸까? 정말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는 이미 인터넷검색을 하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쩝쩝 소리를 내는 것은 턱이 비대칭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턱의 비대칭을 없애기 위해서 처음으로 턱수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다.  


나 자신을 있은 그대로 사랑하지 못했기에 타인에 의해 너무 쉽게 자존감을 잃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그 뒤로는 계속해서 밥을 먹는 게 신경이 쓰였다.  누군가와 밥을 먹는 약속을 하는 것을 꺼렸고, 간단하게 커피만 마시고 헤어지곤 했었다.  그런데 웃긴 건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나보다 더 심하게 쩝쩝 소리를 내면서 밥을 먹는 게 아닌가?  참, 아이러니했다.  전혀 몰랐었는데 하필 지금 그걸 알게 되었다니 나 자신이 신기했다.  너무 몰입해서 만난 것이었을까?  그 사실을 알고 나니 괘씸해서 그런지 나도 그 친구가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  그때부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미워 보였다.  쓸데없이 세 치 혀나 놀리지 말고, 키스할 때나 좀 제대로 놀릴 것이지 재능을 불필요한 곳에 낭비한 놈이었다.  병신이 지가 병신인줄 모른다더니, 결국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끝을 냈었다.


우리는 타인에 의해서 너무 흔하게 외모 지적을 받는다.  내면이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라면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을 할 테지만,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다.  계속해서 성형에 집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셀프외모비하는 더욱더 그렇다.  예를 들면, 친구 중에 눈이 커서 예쁜 친구가 있었는데 코가 매부리코여서 코수술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20년 넘게 알고 지내온 친구였지만 그 친구가 매부리코인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본인의 단점을 스스로 말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피부 상담을 하다 보면 실질적인 문제가 피부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다.  피부 상담지에는 호르몬제를 복용하는지 체크하는 부분이 있는데, 피임약이나 피임도구를 하고 있는 여성이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결혼이 아닌 동거 중이거나 임신이 잘 되는 여성의 경우 남성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여성에게만 피임을 한다는 것은 여성이 온전히 희생을 하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어 임신과 성병에 노출이 되어 있는 경우가 소름 끼치게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성이 원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진심으로 여성을 아껴주는 사람이라면 여성에게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약이나 시술에 희생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디 현명한 연애를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에 대해서 할 말은 많지만 주제를 너무 벗어날 수 있으니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그리고 외모로 인한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 중에 외모가 실제로 엄청나게 뛰어난 사람 중에도 많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 힘들어했었고, '에드시런' 또한 말을 더듬어 왕따까지 당했지만 에미넴의 노래를 따라 하면서 말을 더듬는 습관을 고치게 되면서 자존감을 회복했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 이게 말이 돼?  저렇게 완벽한 얼굴을 하고 뛰어난 노래실력들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서 노래를 발표한 '앤 마리' 또한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Perfect to me'라는 노래의 가사를 보면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강남의 성형외과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마주 앉은 여성은 도대체 여기에 온 이유가 뭘까 궁금해진다.  아무리 봐도 예쁘다.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해도 가려지지 않는 예쁨이라는 것이 있다.  미남과 미녀는 100M 떨어져 있어도 보인다.  이런 현상은 100% 심리적인 문제라고 확신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외모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을 접할 때가 있다.  갑자기 살이 쪄서 거울을 보니 어느 순간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 있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될 때도 그렇다.  그러나 외모로 인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만 제대로 알게 된다면 성형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자존감 회복이 되지 않았는데, 성형외과부터 찾게 되면 후회를 하게 된다.  절대로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인생을 걸어서라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그래야 진짜 성형이 필요한 부분인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성형이 맞는지,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일지, 절대로 후회 안 할 자신이 있을지 여러 번 체크해야 한다.  이미 성형을 했거나 성형을 하기 직전이라면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커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먼저 찾는 것이 우선이다.  


내 경험을 잠깐 이야기하자면 예전에 모델과 잠깐 만난 적이 있었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남성이었다.  처음에 악수를 했는데, 어찌나 손이 부드럽던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셔츠 사이로 보이는 구릿빛 피부결이며 움직일 때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잔잔한 말근육, 서울 오빠 말투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3번 정도 만났을까?  한 시간 정도 대화를 해보니 습관적으로 나오는 양아치 같은 작업멘트와 여자를 마치 소모품처럼 대하는 태도를 보고는 아주 기겁을 했다.  그런 매력 따위 개나 줘버려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사귀던 여성을 폭행했다는 신문기사로 그 사람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더라도 숨겨진 내면을 알게 되면 두 번은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외모가 뛰어날수록 기대에 미치지 못한 행동은 오히려 반감을 더 크게 불러일으킨다.


외모가 평범하고 적당히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매력이 돋보이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다.  외모로 인해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하다면 훈련을 통한 심리치료와 동시에 잡티 없는 피부, 깊은 주름, 누런 치아 및 냄새, 비대칭적인 얼굴과 바디관리, 우아한 말솜씨, 친절함, 배려심, 패션등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2023년을 살고 있는 지금 아무리 의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더라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인간의 내면이 중요하지만 첫인상을 외모로 판단하는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형을 하기 전에 나 자신에 대해서 먼저 파악한 후 성형을 하면 성형의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성형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충동적이고, 무분별한 성형은 다시 한번 생각을 하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마친다.










 




이전 01화 성형 정보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