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마음

by 재인

어느 영화의 한 대사가 생각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은 변한다. 그러니 연인은 헤어지고 영원을 약속했던 부부는 이혼하고 세기말 부부로 떠들썩했던 커플들은 또 한 번 시끄러운 법정 공방으로 서로의 지저분한 민낯을 드러내고 이혼소송을 하기도 한다.

사랑이 변한다면 우정은 어떠할까?


흔히 말하는 우정은 10대 청소년들의 친구 사이의 우정을 말하는 것 같지만, 사회에 나와서 만나는, 꼭 같은 나이가 아니어도 나누는 우정이 있다. 동료라는 의미보다 좀 더 가까운. 그리고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나누는 일종의 연대 같은, 이웃사촌 같은 우정도 있다.


서로의 아이를 시간이 되는 엄마가 맡아서 봐주기도 하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저녁밥을 먹이기도 하고, 숙제를 봐주고, 요즘 유행하는 학원을 공유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더 친해지면 가족끼리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는 성적이나 운동이나 그렇게 두드러지는 일이 없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의 성향이 나타나고 각자가 원하는 것이 분명해진다. 초등학생 때 어울리던 친구와 중학교 친구가 달라지기도 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이제 부모가 간섭할 수 없게 된다. 어느새 인정해야 하는 하나의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비슷하게 느껴졌던 초등학생 때와 이제 너무 달라진 고등학생 때의 아이를 인정하기 힘들어진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있고 춤을 잘 추는 아이가 있고 운동을 잘하는 친구가 있고 말을 잘하는 친구도 있다.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른데 학생 때는 꼭 공부로 아이들을 나누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어릴 적 유치원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커서 이제 스물이 된다. 누구는 벌써 당당한 사회인이 되었고 누구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는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성장한 엄마들은 각자 다른 꿈을 선택한 아이들로 인해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중이다.

흔히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라고 한다. 간사한 마음이란 이해관계에 따라 마음이 쉽게 변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요즘 들어 나이가 들어도 꿋꿋하지 못하고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감정이, 점점 간사해지는 마음이 참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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