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의 땅

by 재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예전에 “개미”라는 작품을 읽고 이런 걸 쓸 수 있다고? 과학자가 아니고? 그러면서 작가란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자인가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만든 작가이다.


그의 책들을 읽으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세계로 나아 가보는 기분이 들곤 한다.


이번 작품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의 전 작품 “파피용”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 도입부다.

젊은 천재 과학자 알리스는 혹시 모를 인류 멸종에 대비해 사피엔스의 유전자와 공중, 땅속, 물속이라는 다양한 환경에 적합한 세 종류의 동물 유전자를 융합하여 신화 속 키메라와 유사한 혼종을 만드는 연구를 한다. 어느 날 한 기자의 폭로로 그녀는 무자비로 비난받고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그녀의 연구를 이어간다.

한편 지구는 3차 대전이 발발하고 지구 전체가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그녀와 동료는 한 가지 희망으로 지구로 돌아와 그의 혼종 - 두더지와 사피엔스를 결합한 디거, 돌고래와 사피엔스를 결합한 노틱, 박쥐와 사피엔스를 결합한 에어리얼 - 을 탄생시킨다.


시간이 흘러 그의 혼종들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지만, 혼종들의 능력이 커질수록 서로가 더 우월하다는 인식으로 그들끼리의 대립이 시작되고 결국 혼종들은 따로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아가기로 한다.

인간과 같이 조화를 이루며 상호보완적 관계로 살아가는 에어리얼과 달리 디거와 노틱은 방사능에서 살아남은 인간을 사피엔스로 부르고 아종으로 분류하고 따로 관리한다.


과학자 알리스는 이런 모든 것을 해결할 방법으로 제4의 혼종 – 도롱뇽과 사피엔스를 결합한 악셀 - 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불멸의 도롱뇽 악셀이 인류를 구원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의 서두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날 이야기라고 일러둔 말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얼마나 두려운지 모르겠다.

50년도 아니고 5년 후 라니, 현재 실제로 혼종 연구가 진행 중이며 프랑스에서는 2021년 인간 배아세포를 재료로 한 동물과 인간 키메라 창조를 허가하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법안은 2021년 거부되었으나 이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등, 세계는 전제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지금 현 인류가 아닌 다른 인류의 잠재적 가능성으로 생물학적 가능성을 알게 해 준 “키메라의 땅”은 그저 소설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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