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쫀득 쿠키

by 재인

드디어 두바이 쫀득 쿠키를 샀다. 얼마 전부터 안 먹어 본 사람이 드물 정도로 유행이라 해서, 꼭 그 유행에 동참할 필요는 없지만, 마치 나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이라서,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열망보다는 직접 먹어 보고 어떤지 느낌을 얘기하고 싶어서 그래서 오늘 두바이 쫀득 쿠키를 구입해왔다.


생각보다 가까운 동네 카페에서 이 쿠키를 팔고 있었다. 카페에 도착해 쿠키 2개를 포장해 달라고 하니 사장님은 지금 막 나왔다고 하시면서 운이 좋다고 하셨다. 요즘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다 보니 쿠키를 내 돈 주고 구입하면서도 운이 좋다고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얼른 집에 가서 자고 있는 아이를 깨워 쿠키를 먹어 보고 싶었지만, 가방을 묵직하게 차지하고 있는 책들을 도서관에 반납하고 상호대차 신청한 책들도 대출해 와야 했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오는 길에 간단하게 장도 보고 집에 돌아오니 꽤 시간이 흘렀다.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패딩도 벗지 않고 쿠키를 꺼냈다. 쿠키는 계란만 한 크기에 동그랗고 겉이 카카오로 둘러싸여 있었고 반을 잘라보니 피스타치오가 안에 가득 차 있었다.


누군가는 겉면을 씹을 때 마치 돼지 껍데기를 씹는 듯했고 누군가는 고무를 씹는 것 같다고 했고 안에 피스타치오는 모래를 씹는 듯하지만 생각보다 달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의견으로는 다시 내 돈으로 사 먹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두바이 쫀득 쿠키를 먹어 본 순간 사람들이 말한 것들이 한 번에 다 느껴졌다. 고무같이 약간 질긴 것 같고 피스타치오는 모래알 같기도 하고 굉장히 달 것 같았는데 달지 않고 맛은 있었지만 굳이 또 사 먹을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사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두바이 디저트가 화제가 되면서 한국에서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의 식감을 마시멜로 기반의 쫀득한 쿠키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그러니 두바이에는 없는 한국 디저트로 연예인들이 SNS에서 먹는 것이 인기를 끌면서 유행처럼 번지게 된 것이다.


이 작은 쿠키 하나에 8 천 원이나 하는 사악한 가격에도 사람들은 줄을 서서 쿠키를 사고 너나 할 거 없이 쿠키를 사서 인증숏을 올린다. (물론 나도 올렸다.ㅎ)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사람들이 사악한 가격임에도 이 쿠키를 사서 먹는 것은 쿠키를 좋아해서, 맛이 있어서, 라기보다는 유행처럼 번지는 시대 흐름에 뒤 쳐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맛을 보고 대화에 끼고 싶고 서로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가격에 쿠키 가격뿐만 아니라 그러한 경험까지 사는 것이기에 기꺼이 그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나도 오늘 비싼 쿠키를 샀지만, 덕분에 저녁을 먹으며 가족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할 수 있었고 글도 한편 쓸 수 있었기에 그 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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